‘집에 머무르는’ 남성이 폐경의 진화를 촉진시켰다고

[사이언스 데일리]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폐경의 진화는 자연의 실수로부터 시작되었으나 아들과 손자들이 집 가까이에 머무르는 경향으로 인해 촉진되었다고 한다.

(2016년 2월 17일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 번역)

정보출처: 리버풀 대학

연구자들이 최초로 계통발생학적 접근방법을 이용하여 왜 여성들이 생식능력을 잃은 후에도 계속 살게 되었는지에 대한 가장 널리 알려진 진화적 가설들을 평가해 보았다. Credit: © lisa_L / Fotolia

연구자들이 최초로 계통발생학적 접근방법을 이용하여 왜 여성들이 생식능력을 잃은 후에도 계속 살게 되었는지에 대한 가장 널리 알려진 진화적 가설들을 평가해 보았다.
Credit: © lisa_L / Fotolia

리버풀 과학자들의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폐경의 진화는 자연의 실수로부터 시작되었으나 아들과 손자들이 집 가까이에 머무르는 경향으로 인해 촉진되었다고 한다.

폐경은 진화의 수수께끼이다. 생식능력을 일찌감치 잃게 되는 것은 다음 세대로 유전자를 전달하는 것이 생명의 주된 목적이라는 자연선택 법칙에 반하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인간의 여성, 그리고 일부 포유류들은 생애의 삼분의 일 정도를 생식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보낸다.

리버풀 대학과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의 연구자들이 최초로 계통발생학적 접근법을 이용하여 왜 여성들이 생식능력을 잃은 후에도 계속 살게 되었는지에 대한 가장 널리 알려진 진화적 가설들을 평가해 보았다.

‘할머니 가설’

폐경에 대한 설명 중 가장 널리 알려진 ‘할머니 가설’ 에서는 여성이 생식능력을 잃은 후에도 오래 살아남는 것은 손자들의 성공적인 양육을 도와 자신들의 유전자가 전달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본다. 다른 학자들은 폐경이 선택에 있어 유리한 점이 전혀 없으며 진화적인 실수, 또는 인간이 더 짧은 수명을 가지도록 설계되었으나 현재 그보다 훨씬 오래 살게 되었기 때문에 생기는 ‘부조화’ 라고 주장한다.

‘생물학 서신 (Biology Letters)’ 에 출판된 이번 연구에서는 세 종류의 부족, 혹은 과거의 인구집단을 포함하여 26 종의 포유류에서 얻은 자료를 이용해 수명, 그룹 크기, 그리고 남성과 여성의 유소성 (가족 그룹 내에 남아 있으려는 경향) 이 생식능력을 잃은 후의 수명 (PRLS, post-reproductive lifespan) 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해 보았다.

연구자들은 어느 한 가설만으로는 왜 폐경이 진화하게 되었는지를 적절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부조화’ 이론과 ‘할머니’ 이론을 종합하여 ‘비적응적 기원 및 진화적 땜빵 이론’ 을 제안했다.

‘적응적 이점’

진화생물학자인 리버풀 대학의 케빈 아르버클의 말이다. “이번 연구결과에 의하면 폐경은 수명과 생식가능기간 사이의 비적응적 ‘부조화’ 로부터 생겨난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생각에는 그 이후에 남성들이 집에 머무르고 여성이 번식을 위해 다른 집단으로 흩어지는 집단에서 적응적인 이점으로 인해 생식능력이 없어진 후의 시기가 길어지게 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적응적인 이점은 할머니가 집에서 아들과 손자들을 돌보는 것에서 왔을 수 있습니다.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더 안정적으로 자손을 낳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 추가적으로 가족으로부터의 지원이 있으면 손자들이 성공적으로 자손을 남길 가능성을 높여주었을 수 있습니다.”

공저자인 리버풀 존 무어스 대학의 헤이즐 니콜스 박사가 덧붙였다. “과학에서 서로 상반되는 관점을 조화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입니다만 우리 연구는 적응적인 관점과 비적응적인 관점 모두가 맞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생식과 관련하여 아주 특이한 폐경이라는 특성의 진화 과정에서 서로 다른 관점이 서로 다른 부분에 적용된다는 것이지요.”

역주: ‘집에 머무르는 (stay-at-home)’ 이라는 수식어는 밖에 나가 일을 하지 않고 집에서 살림을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 (처음에 제목을 보고 제가 이렇게 이해했습니다.. -_-;;) 남성은 성인이 되어 짝을 찾은 후에도 자신이 태어난 집과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고, 여성은 짝을 찾으면 그 짝을 따라 남성의 집 근처로 이주한다는 의미가 되겠습니다. 우리나라에 흔히 있던 집성촌저럼 가부장적 사회에서 손자의 양육에 할머니의 역할이 컸다는 얘기겠죠. 작년 5월에 소개한 수렵채집인의 사회구조에 대한 연구에서는 거주지에 대한 의사결정을 하는 과정에서 성평등의 정도가 사회구조에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를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이 기사와 관련하여 읽어보면 재미있는 시사점이 있을 것 같네요. 예를 들면, 남성이 짝을 찾기 위해 다른 곳으로 이주하고 여성이 일가친척과 가까운 곳에 머무르는 경우에도 ‘할머니 가설’ 이 적용될까? 하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겠죠.

참고문헌

H. J. Nichols, L. Zecherle, K. Arbuckle. Patterns of philopatry and longevity contribute to the evolution of post-reproductive lifespan in mammals. Biology Letters, 2016; 12 (2): 20150992 DOI: 10.1098/rsbl.2015.0992



카테고리:번역, 사이언스 데일리, 생물학, 포유류, 현생, 인류,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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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plies

  1. 이처한 논의는 생물학적으로 여성의 생식능력과 ‘수명’을 동일한 것으로 보는 시선을 바탕으로 한 것일텐데, 이에 수긍 한다는 것을 전제하고 — 그렇다면 오늘날 여성의 평균수명이 대체로 남성보다 높은것은/폐경이후에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은 사회문화적인 요소가 작용한다는 맥락인지요? (Nature vs. nurture 로 양분해 볼때, 생물학적 수명은 nature, 그와 상이한 현상은 nurture로 이해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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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이 기사에서 분명치 않은 점:
    1. 폐경 이후에도 (죽었어야 할) 여성이 생존 가능해 진 것은 사회문화적 환경 때문이다.

    2. 사회문화적 환경 (남성 직계 가족이 주변에서 생활) 으로 인해 여성의 폐경이 앞당겨졌다

    위에서 어떤 시각이 이 기사의 핵심 논점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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