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데일리] 물고기의 지느러미 줄(fin rays)을 구성하는 세포가 네 다리를 가진 동물의 손가락과 발가락 형성에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 지느러미에서 손가락으로의 전환은 어류의 후손이 땅 위를 걷는 동물이 되기 위해 필요했던 큰 변화 중 하나다.
(2016년 8월 17일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 번역)
정보출처: 시카고대학교 의과대학

쥐 다리에서 손목과 손가락에 발현된 마커 (왼쪽) 가 어류에도 존재하며 지느러미 줄의 경계를 보여준다 (오른쪽). 네발동물의 손목과 손가락은 세포들의 기원 측면에서나 유전적인 측면에서나 어류의 지느러미 줄과 동등하다. Credit: Shubin laboratory
어류의 후손이 땅 위를 걸을 수 있는 동물이 되기 위해 필요했던 엄청난 전환들 중 하나는 멋들어지게 긴 지느러미 줄을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대체하는 것이었다. 2016년 8월 17일자 네이처에는 시카고 대학의 과학자들이 어류에서 지느러미 줄을 만드는 것과 동일한 세포들이 네발동물의 손가락과 발가락을 형성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였다.
새로운 유전자 편집 기법과 원기 분포도를 이용해 발생 중인 어류의 세포에 꼬리표를 붙이고 추적하는 고된 실험을 3년 동안 한 끝에 연구자들은 지느러미의 끝부분에 있는 작고 유연한 뼈가 어떻게 땅 위의 생활에 더 적합한 손가락 및 발가락과 연관되는지를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결과를 처음 봤을 때 누가 손가락으로 톡 건드리기만 해도 쓰러졌을 겁니다.” 연구의 선임저자이자 시카고 대학 유기체생물학 및 해부학과의 로버트 R. 벤슬리 석좌교수인 닐 슈빈 박사의 말이다.
“여러 해동안 과학자들은 지느러미 줄이 손가락 발가락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한쪽은 처음에 연골로부터 형성되어 나오는 것이고 다른 한쪽은 연결조직 내에서 형성되는 것이기 때문이죠. 이 결과는 그런 생각 전체를 바꾸어 놓았습니다. 다시 생각해보아야 할 것들이 아주 많아졌습니다.”
지느러미가 어떻게 손목과 손가락으로 변형되었는지를 밝혀내기 위해 연구자들은 주로 표준 모델 어류인 제브라피쉬를 가지고 연구를 진행했다.
슈빈 연구실의 박사후 연구원인 테츠야 나카무라 박사는 크리스퍼(CRISPR/Cas)라는 유전자 편집 기법을 이용해 제브라피쉬에서 팔다리 형성에 연관된 중요한 유전자를 잘라냈고 여러 곳에서 이러한 삭제가 일어난 제브라피쉬를 선택교배했다. 나카무라 박사는 매사츄세츠 주 우즈홀 연구소의 해양생물학연구실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를 통해 2년 이상을 들여 돌연변이 어류를 만들고 교배해왔다.
같은 시기에 슈빈 연구실의 대학원생이었던 앤드류 게르케는 세포에 꼬리표 붙이는 기법을 정교화시켜 동물이 자라는 발생과정 중에 배아의 특정 세포가 어디로 이동해 가는지를 추적했다.
“유레카를 외치게 되는 그런 순간이었습니다.” 게르케의 말이다. “사람이나 쥐에서 손목과 손가락을 형성하는 세포들이 어류의 경우 오직 지느러미 줄에만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연구팀은 머리에서 꼬리, 혹은 어깨에서 손가락 끝에 이루는 축을 따라 성장하는 배아의 몸체 계획을 조절하는 혹스 유전자에 집중했다. 혹스 유전자들 중 다수가 팔다리의 발생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이들은 세포의 발생을 연구했는데, 어떤 연구에서는 수정 직후부터 시작하여 성체의 지느러미 일부가 되어가는 것을 추적했다. 이전의 연구에서는 혹스 유전자, 특히 쥐의 손목과 손가락에 관련된 혹스 유전자 (HoxD 와 HoxA) 가 삭제되었을 경우 쥐에서 이들 구조가 발생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였다. 나카무라가 제브라피쉬에서 동일한 유전자를 삭제하자 길었던 지느러미 줄이 현저히 짧아졌다.
“유전자 하나를 녹아웃 시켰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가보다는 여러 조합으로 유전자를 녹아웃 시켰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가 더 중요합니다.” 나카무라의 설명이다. “바로 거기서 마술같은 일이 일어나지요.”
연구자들은 또 고에너지 CT스캐너를 이용해 성체 제브라피쉬 지느러미 내부의 세밀한 구조를 살펴보았다. 이런 구조는 대부분의 전통적인 현미경을 통해서는 볼 수 없는 것이다. CT스캔을 통해 특정 유전자가 없는 제브라피쉬가 지느러미 줄은 잃었지만 지느러미 내에 연골로 만들어진 작은 뼈들의 수는 증가했다는 것을 밝혀냈다.
저자들은 나카무라가 만들어낸 돌연변이로 인해 세포가 지느러미의 기저부에서부터 일반적으로 위치하게 되는 지느러미의 끝부분으로 이동하는 것을 멈춘 것이 아닌가 생각하고 있다. 이동을 하지 못하게 되면서 지느러미 줄을 만드는 세포의 수가 줄어들고 지느러미 기저부에 더 많은 세포가 남아 연골 요소들을 생성하게 된다는 의미이다.
“꼬리표를 붙이는 작업과 유전자를 녹아웃 시키는 조합을 모두 사용해서야 지느러미와 다리 사이의 관계가 실재한다는 것을 설득할 수 있었습니다.” 게르케의 말이다.
향후 연구에는 지느러미에서 다리로 전환하는 과정에 있는 더 많은 중간 화석 — 원시적인 어류와 최초의 네발동물의 중간 형태로 슈빈과 동료들이 2006년에 발견한 틱타알릭과 같은 — 을 찾기 위한 새로운 탐사가 포함된다. 이들은 또 공통된 세포집단이 어류와 인간에게서 그렇게 다른 구조를 형성할 수 있는지 알아내기 위해 혹스 유전자에 대한 실험을 계획하고 있다.
참고문헌
Tetsuya Nakamura, Andrew R. Gehrke, Justin Lemberg, Julie Szymaszek, Neil H. Shubin. Digits and fin rays share common developmental histories. Nature, 2016; DOI: 10.1038/nature19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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