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데일리] 연구자들이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세포에서 발견되는 정보를 추출해 생명의 진화과정을 추적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2015년 11월 30일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 번역)
정보출처: 조지아 공과대학
NASA 의 지원을 받는 조지아 공과대학의 연구자들이 지구에 사는 모든 생명체의 세포에서 발견되는 정보를 추출해 생명의 진화과정을 추적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생명체가 속기의 대가라는 것을 알아냈다. 즉, 자신의 역사를 정교한 생물학적 구조물에 쓰고, 다시 쓰고,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생명의 기원 문제를 푸는 열쇠 중 하나는 분자들로 조립되어 가장 오래되고 가장 널리 쓰이는 소기관인 리보솜 안에 암호화되어 들어있다. 오늘날의 리보솜은 유전 정보 (RNA) 를 단백질로 변환하는 역할을 하며 단백질은 유기체 안에서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하지만 리보솜 자체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해 왔다. 리보솜의 역사는 단순한 분자가 어떻게 힘을 합쳐 생물을 만들어냈는지를 보여주며 현재 리보솜의 구조는 약 38억년 전에 생명의 나무의 뿌리 부분에서 일어났던 고대의 생물학적 과정들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의 세포에 들어 있는 리보솜 RNA 의 변이를 조사함으로써 과학자들은 역사 속 먼 과거의 타임라인을 시각화하고 생명의 생화학적 기원과 가까이에서 일어난 분자 구조와 반응, 그리고 사건 등을 밝힐 수 있다.
“생물학 안에는 기록이 아주 훌륭하게 보관되어 있습니다.” 조지아 공과대학 화학 및 생화학부의 교수이자 2009년에서 2014년까지 NASA 우주생물학연구소의 조지아 공과대학 리보솜 적응 및 진화 센터의 책임연구원이었던 로렌 윌리엄스의 말이다. “생물학 이전의 과정, 생명의 기원, 그리고 지구 위 생명의 진화를 이해하기 위해 생물학에서 가장 오래된 기록 중 일부를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를 알아내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11월 30일 ‘미국 국립과학원회보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의 조기편집판에 실릴 예정이다.
나무의 나이테처럼 리보솜은 그 역사 초기에 기능했던 구성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나무 둥치의 한 가운데에는 나무의 어린 시절이 기록되어 있고 그보다 바깥쪽에 위치한 나이테들은 나무 생애의 매 해를 나타내며 가장 바깥쪽 층은 현재를 기록하고 있다. 나무의 둥치의 가운데 부분이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과 마찬가지로 현재의 리보솜도 3억8천만 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공통 핵심부분을 포함하고 있다. 이 공통 핵심부분은 인간을 포함하여 모든 살아있는 유기체들에 있어 동일하다.
“리보솜은 스스로의 역사를 기록해왔습니다.” 윌리엄스의 말이다. “리보솜은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집적을 통해 점점 커졌습니다. 하지만 가장 오래된 부분은 집적이 일어난 이후에는 마치 나무의 나이테처럼 변화를 멈춘 상태로 계속 존재해 왔습니다. 나무가 살아있는 동안 안쪽에 있는 나이테는 변하지 않습니다. 리보솜의 핵심부분은 생물학적인 현상보다 오래된 것으로 우리가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진화적인 과정에 의해 만들어졌습니다.”
리보솜의 이러한 기록능력을 활용하면 시간이 흐름에 따라 생물학적 현상이 어떻게 변화해왔는지를 밝혀낼 수 있을 뿐 아니라 생명체가 진화한 지구의 환경조건이 어땠는지도 알려주어 우주의 다른 곳에서 생명체를 찾기 위한 노력에 도움이 되는 정보를 줄 수도 있다.
“이 연구는 우리로 하여금 생명의 나무의 뿌리 부분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단백질과 핵산이 모든 생화학의 기초가 되기 이전의 시간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해줍니다.” NASA 우주생물학 연구소의 임시 소장인 칼 필처의 말이다. “지구 상의 생명 발생에 있어 가장 초기 단계 중 일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고, 생명이 발생했을 법한 외계 환경을 탐색하는 활동을 안내해 줄 수 있습니다.”
고대의 리보솜 테이프를 되감고 역공학을 통해 연구한 다음 다시 재생하는 방식으로 연구자들은 창조의 비밀을 드러내고 우주에서 우리의 위치를 묻는, 기초가 되는 존재론적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리보솜에 무엇이 추가되었는지를 연구함으로써 연구팀은 — 조지아 공과대학의 연구과학자인 안톤 페트로브가 주로 기여했다 — 삽입이 어디에서 일어났는지를 보여주는 “분자 지문” 을 발견했고, 이를 통해 리보솜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결정하는 규칙을 알아낼 수 있었다. 연구자들은 구조비교방법론 (Structural Comparative Method) 이라고 불리는 기법을 이용해 리보솜의 발달을 아주 자세한 부분까지 모형화할 수 있었다.
“여러 종에서 — 인간, 효모, 여러 박테리아와 고박테리아 — 리보솜을 추출하고 바깥쪽의 여러 변이들을 살펴봄으로써 리보솜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결정하는 특정한 규칙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윌리엄스의 말이다. “이 규칙들을 확인한 후 이것을 공통 핵심부분에 적용하자 과거로 거슬러 올라가 RNA 의 제일 첫번째 조각까지 알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여러 단서들이 도움이 되었다. 예를 들어 RNA 가 현재는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하지만 가장 초기의 생명은 단백질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리보솜에서 단백질이 없는 부분을 찾아냄으로써 연구자들은 이런 요소들이 단백질의 출현 이전에 존재했다고 결론내릴 수 있었다. “리보솜이 특정한 능력을 가지게 되지 그로인해 리보솜의 본성이 바뀌었습니다.” 윌리엄스의 말이다.
리보솜의 핵심부분은 모든 종에 걸쳐 동일하지만 그 위에 추가되는 것은 각기 다르다. 인간은 7천 개 정도의 뉴클레오티드에 걸치는 가장 큰 리보솜을 가지고 있는데 리보솜이 처음에 백여 개 정도의 염기쌍으로 시작한 것을 생각하면 극적으로 크게 성장한 것이다.
“짧은 저중합체, 짧은 RNA 조각에서부터 시작하여 오늘날 우리가 보는 생물학적 분자가 된 과정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윌리엄스의 말이다. “크기와 복잡성이 증가한 것을 보면 경탄스럽습니다.”
연구자들은 과학자들이 새로운 종을 확인하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 만들어진 구조 및 서열 데이터베이스에서 리보솜 정보를 구했다. 리보솜은 결정화가 가능한데 이렇게 되면 리보솜의 3차원적 구조를 알아낼 수 있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진화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리보솜의 발생에 대한 이러한 지식은 더 실용적으로 오늘날의 의학적 응용이 가능할 수도 있다.
“리보솜은 항생제의 최우선 목표 중 하나이기 때문에 생물학 전반에 걸쳐 리보솜의 설계를 일관되게 이해하는 것은 아주 유익한 일이 될 수 있습니다.” 윌리엄스의 말이다. “리보솜을 연구함으로써 생물학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RNA 와 단백질의 공생관계를 알 수 있게 되었죠.”
다음 단계로 윌리엄스와 동료들은 현재 실험을 통해 이들의 모델이 무엇을 보여주는지 검증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우리가 보고 있는 생물학적인 측면들과 비교하면 매우 원시적인 생물학적 현상들이 최초로 형성되던 시기까지 거슬러 올라가 우리가 가지고 있는 모든 자료를 설명하는 조리있고 일관성있는 모델을 가지게 된 것입니다.” 윌리엄스의 설명이다. “이 모델이 제시하는 예측의 내용들을 계속해서 검증할 계획입니다.”
앞에 언급된 이름들 외에 조지아 공과대학의 부라크 굴렌, 애슐린 노리스, 채드 버니어, 니콜라스 코박스, 캐스린 레이니어, 스티븐 하비, 로저 워텔, 그리고 니콜라스 허드와 휴스턴 대학의 조지 폭스가 연구에 참여했다.
이 연구는 NASA 우주생물학 연구소의 연구비 지원 NNA09DA78A 를 통해 이루어져였다. 내용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저자들의 것이며 NASA 의 공식적인 관점을 대변하지는 않는다.
참고문헌
Anton S. Petrov, Burak Gulen, Ashlyn M. Norris, Nicholas A. Kovacs, Chad R. Bernier, Kathryn A. Lanier, George E. Fox, Stephen C. Harvey, Roger M. Wartell, Nicholas V. Hud, and Loren Dean Williams. History of the ribosome and the origin of translation. PNAS, November 30, 2015 DOI: 10.1073/pnas.150976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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