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한 티렉스가 공룡의 성감별에 도움을 줄 수도

[사이언스 데일리] 6천8백만 년 전, 임신한 상태로 몬태나를 활보하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수각류, 즉 육식 공룡에서 성에 따른 차이를 감별하는데 열쇠가 될 수도 있다.

(2016년 3월 15일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 번역)

정보출처: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

임신한 티렉스. Credit: Mark Hallett

임신한 티렉스. Credit: Mark Hallett

6천8백만 년 전, 임신한 상태로 몬태나를 활보하던 티라노사우루스 렉스가 수각류, 즉 육식 공룡에서 성에 따른 차이를 감별하는데 열쇠가 될 수도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과 노스캐롤라이나 자연과학 박물관의 연구자들은 화석화된 T. 렉스 넙다리뼈에 골수골 (medullary bone) — 암컷에서만 발견되는 생식을 위한 조직 — 이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고생물학자들이 연구할 수 있는 분명한 암컷 화석이 확인되었다는 것 외에도 이번 발견은 현생 조류가 알을 낳는 특성이 어떻게 진화했는지에 대해 실마리를 던져줄 수 있다.

골수골은 조류의 암컷에서, 알을 낳기 직전, 혹은 알을 낳는 기간동안에만 발견된다. 우리 몸의 뼈 중에서 바깥쪽 부분을 구성하며 밀도가 높은 피질골(cortical bone)이나 피질골 안쪽의 골해면질로 이루어진 해면골(cancellous bone) 등 여타 종류의 뼈와 골수골을 비교하면 화학적으로 뚜렷한 차이가 있다. 골수골은 새가 알을 낳을 때 필요해 빠르게 쌓였다가 곧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긴다. 현생 조류를 비롯해 티렉스와 같이 이빨을 가진 친척들을 포함하는 그룹인 수각류 공룡 역시 생식을 위해 알을 낳았으며 고생물학자들은 수각류 공룡 역시 골수골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고생물학자 이자 노스캐롤라이나 자연과학 박물관에도 소속되어 있는 메리 슈와이처는 2005년에 6천8백만 년 된 티렉스 화석 (MOR1125) 에서 골수골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발견했으며 이번 연구논문의 주저자이기도 하다.

“당시 우리가 가지고 있던 모든 증거는 이 조직이 골수골이라는 것을 지시하고 있었습니다.” 슈와이처의 말이다. “하지만 골석화증 등 조류에서 일어나는 골질환이 있을 경우 현미경 하에서는 골수골과 매우 비슷한 조직의 모양을 보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직을 화학적으로 분석해보아야만 했습니다.”

골수골에는 다른 종류의 뼈에는 존재하지 않는 물질인 케라탄황산(keratan sulfate)이 포함되어 있지만 이전에는 공룡 뼈의 원 화학조성이 수백만 년의 세월 동안 그대로 살아남아있을 리가 없다고 생각되었다. 하지만 슈와이처와 동료들은 티렉스 표본을 가지고 단일클론항체를 이용한 케라탄황산 검사를 포함하여 여러 가지 검사를 수행하고, 이 검사의 결과를 타조 및 닭 뼈에서 얻은 골수골 조직에 동일한 검사를 수행한 결과와 비교하였다. 그 결과 티렉스의 조직이 골수골이라는 것이 확인되었다.

“이번 분석을 통해 화석의 성별을 결정하고, 현생 조류가 알을 낳는 특성을 어떻게 진화시켰는지를 들여다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슈와이처의 말이다. 하지만 슈와이처는 골수골이 빠르게 형성되었다가 이동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화석 기록에서 더 많은 골수골을 발견하기가 어려우리라는 말도 덧붙였다.

슈와이처가 MOR1125 의 넙다리뼈를 손에 넣었을 때 이 화석은 이미 부서져 있었으며, 슈와이처는 대부분의 고생물학자들이 드물게 발견되는 골수골을 찾기 위해 화석을 자르거나 탈염(demineralize)시키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인정했다. 하지만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고생물학자이자 노스캐롤라이나 자연과학 박물관에도 적을 두고 있는 공저자 린지 자노는 화석의 CT 스캔 결과를 활용하면 탐색 범위를 좁힐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멸종한 공룡에서 성과 연결된 특징들에 대해서 우리는 거의 아무 것도 모르고 있습니다. 공룡은 성적 신호를 보내는 것에 대해 수줍어하지 않았습니다. 온갖 장치들, 뿔과 볏, 그리고 프릴 등을 가지고 있었지만 우리는 여태까지 수컷과 암컷을 구분해주는 믿을 만한 방법도 가지고 있지 않았죠.” 자노의 말이다. “어떤 공룡을 확실히 암컷으로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완전히 새로운 가능성들이 열리는 것입니다. 임신한 공룡이 특정한 화학적 지문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보일 수 있게 되었으니 이제 노력을 집중해 더 많은 것을 찾아야 할 때입니다.”

이 연구는 ‘사이언티픽 리포트 (Scientific Reports)’에 실렸다. 미국 국립과학재단, 그리고 데이비드와 루실 패커드 재단에서 연구비를 지원했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웬시자 정, 디모인 대학의 새라 워닝, 그리고 일본 니가타 대학의 토시에 스기야마 등이 연구에 참여했다.

참고문헌

Mary Higby Schweitzer, Wenxia Zheng, Lindsay Zanno, Sarah Werning, Toshie Sugiyama. Chemistry supports the identification of gender-specific reproductive tissue in Tyrannosaurus rex. Scientific Reports, 2016; 6: 23099 DOI: 10.1038/srep23099
http://dx.doi.org/10.1038/srep230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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