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데일리]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가장 유명한 인류의 조상인 루시는 아마도 나무에서 떨어져 죽었을 것이라고 한다. 연구자들은 루시의 부상 양상이 윗팔뼈의 어깨쪽 골절로 뼈가 네 조각 난 경우와 일치하며, 상당한 높이에서 의식이 있는 채로 떨어지던 루시가 충격을 줄이기 위해 팔을 뻗으면서 생겼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2016년 8월 29일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 번역)
정보출처: 텍사스 대학 오스틴

3백1십8만 년 된 아우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Australopithecus afarensis) 화석 표본, 루시. Credit: Image provided by John Kappelman, UT Austin
텍사스 대학 오스틴의 연구자들이 주도하고 네이처에 발표된 새로운 연구에 따르면 가장 유명한 인류의 조상인 루시는 아마도 나무에서 떨어져 죽었을 것이라고 한다.
3백1십8만 년 된 아우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 (Australopithecus afarensis) — “아파르의 남쪽 유인원” 이란 뜻 — 루시는 곧선 채로 걷는 인류 조상의 성체 화석 중 가장 온전한 골격이며 가장 오래된 표본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1974년 아리조나 주립 대학의 인류학자 도널드 조핸슨과 대학원생 탐 그레이가 에티오피아의 아파르 지역에서 발견한 이후, 루시 — 땅 위에서 이족보행 생활을 하는 인류였다 — 는 이 오래된 인류 종이 나무 위에서도 시간을 보냈는지에 대한 격렬한 토론의 중심에 서있었다.
“인류 진화에서 나무 위 생활의 역할에 대한 논쟁의 중심에 있는 화석이 나무에서 떨어지면서 생긴 부상 때문에 죽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은 역설적입니다.” 주저자인 텍사스 대학 오스틴의 인류학 및 지질과학 교수 존 카펠만의 말이다.
카펠만은 2008년 여러 미국 박물관들에 루시가 순회전시되던 2008년, 텍사스 대학 지구과학부의 고해상도 X-레이 CT 시설 (UTCT) 에 화석이 잠시 옮겨졌을 때 처음으로 루시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텍사스 대학의 CT 시설은 암석과 같이 단단한 재질을 의료용 CT 보다 고해상도로 내부까지 스캔할 수 있다. 열흘 동안 카펠만과 지질과학 교수인 리처드 케첨은 40퍼센트 정도가 보존된 루시의 골격 모두를 조심스럽게 스캔하여 35,000 장 이상으로 구성된 CT 슬라이스의 디지털 아카이브를 만들었다.
“루시는 소중한 표본입니다. 단 하나의 루시밖에 없으니 가능한 한 많이 이 표본을 연구하고 싶어지죠.” 케첨의 말이다. “CT는 비파괴적입니다. 따라서 안에 무엇이 있는지, 내부의 자세한 모양과 안쪽에 위치한 뼈들의 배열을 모두 볼 수 있습니다.”
루시와 루시의 스캔 데이터를 연구하면서 카펠만은 무언가 특이한 점을 찾아냈다. 오른쪽 윗팔뼈의 끝부분이 화석에서 일반적으로는 볼 수 없는 형태로 골절되어 있으며, 일련의 날카롭고 깨끗한 절단면과 함께 작은 뼈조각들이 그 자리에 보존되어 있었다.
“이러한 압박 골절은 떨어지는 도중에 손이 땅을 치면서 생기는데, 어깨의 요소들이 서로에게 충격을 주어 윗팔뼈에 독특한 흔적을 남기게 됩니다.” 오스틴 뼈와 관절 클리닉의 정형외과의사인 스티븐 피어스와 상의하고 현생 인류 크기로 3D 프린트한 루시의 모델을 이용한 카펠만의 말이다.
피어스도 결론을 확인해 주었다. 이 부상은 네 조각으로 갈라진 어깨쪽 윗팔뼈 골절의 양상과 일치하며 상당한 높이에서 떨어지던 당사자가 한쪽 팔을 뻗어 충격을 줄이려다가 생겼을 것이라고 한다.
카펠만은 이와 유사하지만 정도가 덜한 골절의 흔적을 왼쪽 어깨에서 관찰했으며, 오른쪽 발목 족근관절 골절, 왼쪽 무릎과 골반의 골절, 그리고 첫번째 갈비뼈 골절 — “심각한 외상이 있었다는 증명” — 등의 더 감지하기 힘든 증거들을 포함하여 루시의 골격 전체에서 압박 골절의 흔적을 발견했다. 골절 부위가 아물었다는 증거가 전혀 없어서 카펠만은 이 부상이 사망 당시, 즉 죽기 얼마 전에 일어난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질문은 계속 남아있다. 루시가 어떻게 그 정도로 빠른 속도로 떨어져 큰 충격을 받을 수 있을 만한 높이까지 올라갔을까? 카펠만은 루시의 몸이 작기 때문에 — 106 센티미터에 27 킬로그램 정도 — 아마도 나무 위에서 섭식 활동도 하고 밤을 지낼 곳도 찾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루시와 침팬지를 비교하면서 카펠만은 루시가 아마도 12 미터 이상의 높이에서 떨어져 시속 56 킬로미터 정도의 속도로 지표면과 충돌했을 것이라고 보았다. 골절의 패턴으로 보아 카펠만은 루시가 발로 먼저 착지하고 앞으로 쓰러지며 팔로 몸을 감쌌으며 “곧 죽음이 찾아왔을” 것이라는 가설을 세웠다.
“루시가 여러 군데 상당한 부상을 당했다는 것이 처음 눈에 들어오자 그 이미지가 제 머리 속에 그려졌습니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공감이 느껴졌습니다.” 카펠만의 말이다. “루시는 더이상 상자 속에 들어있는 뼈가 아니라 죽음과 함께 진정한 개인이 되었습니다. 나무 밑에 무력하게 부상당한 채 쓰러져 있는 자그마한 시체가 된 것이지요.”
카펠만은 루시가 지상생활도 했고 나무 위에서도 살았기 때문에 땅 위에서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게 해준 특징들이 나무를 오르는 능력을 약화시켜 루시의 종족이 나무에서 더 자주 떨어지는 경향을 가지게 되었을 것이라고 추론했다. 골절 패턴이 있을 경우에는 이를 이용하는 방식으로 향후 연구에서는 고대의 종들이 어떻게 살고 어떻게 죽었는지에 대해 더 완전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번 연구에 더해 에티오피아 국립 박물관에서는 루시의 어깨와 무릎의 3D 파일들을 누구나 접근해서 다운로드하고 프린트하여 이런 가설을 직접 평가해 볼 수 있도록 공개했다.
“에티오피아에서 발견된 사람족 화석이 3D 파일로 공개된 것은 최초의 일입니다. 에티오피아 공무원들에게 찬사를 보냅니다.” 카펠만의 말이다. “루시는 디지털 데이터를 공개적으로 공유하는 움직임을 선두에서 이끌고 있습니다.”
참고문헌
John Kappelman, Richard A. Ketcham, Stephen Pearce, Lawrence Todd, Wiley Akins, Matthew W. Colbert, Mulugeta Feseha, Jessica A. Maisano, Adrienne Witzel. Perimortem fractures in Lucy suggest mortality from fall out of tall tree. Nature, 2016; DOI: 10.1038/nature19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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