뗏목을 타고 바다를 건넌 지렁이도마뱀

[사이언스 데일리] 땅굴을 파고 생활하는 소형 파충류인 지렁이도마뱀은 대륙들이 갈라지고 나서 한참 후에야 널리 퍼졌다. 과학자들은 이들이 공룡 멸종 직후 바다를 건너 여러 대륙으로 퍼지게 되었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이전에는 대륙이 갈라져 이동할 때 그곳에 살던 지렁이도마뱀들도 같이 이동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2015년 3월 31일 Science Daily 기사 번역)

정보원: 브리스톨 대학 (University of Bristol)

 

이베리아 지렁이도마뱀 (Blanus)의 두개골과 골격. Credit: Nick Longrich

이베리아 지렁이도마뱀 (Blanus)의 두개골과 골격. Credit: Nick Longrich

땅속에서 생활하는 작은 파충류인 지렁이도마뱀이 여러 대륙으로 퍼지게 된 것은 대륙이 갈라지고 나서도 한참 후이기 때문에 이전에 생각했던 것처럼 대륙과 함께 이동한 것이 아니라 뗏목을 타고 대양을 건너 여러 대륙으로 퍼지게 되었다고 이 분야의 선도적인 과학자들이 결론내렸다.

바스, 브리스톨, 예일, 그리고 조지 워싱턴 대학의 과학자들은 화석 및 현생 종들의 DNA 에서 수집한 정보들을 가지고 분자시계 기법을 이용하여 여러 종들이 언제 갈라져 나갔는지 더 정확한 연대를 알아냈다.

연구팀은 지렁이도마뱀 (Amphisbaenia) 의 화석을 연구했다. 지렁이도마뱀은 땅 위로 올라오는 법이 거의 없이 땅 속에서 굴을 파고 생활하는 도마뱀의 일종이다. 지렁이도마뱀은 여섯 개의 과(Family)로 분류되며 다섯 개의 대륙에서 발견되어 생물학자들은 이들이 어떻게 그렇게 널리 퍼질 수 있었는지 궁금해 해왔다.

이들은 지렁이도마뱀이 매우 빠르게 진화했으며, 공룡을 포함하여 지구 상에 살던 생물의 약 75% 를 멸종시킨 운석 충돌이 있고 나서 얼마 되지 않은 시기인 약 6500만년 전에 새로운 서식지를 차지하게 되었다는 것을 알아냈다.

이 사건은 초대륙인 판게아가 쪼개지고 난 후에 일어난 일이기 때문에 연구자들은 지렁이도마뱀이 육지로 연결된 통로를 건너 여러 대륙으로 퍼졌을 수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대신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증거가 19 세기에 찰스 다윈과 알프레드 러셀 월래스가 제안했던 것처럼 동물들이 육지로 연결된 통로를 통하거나 바다를 건너서 – 이 경우에는 물 위에 떠서 움직이는 식물 위에 올라타고 – 한 대륙에서 다른 대륙으로 이동했다는 이론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스 대학의 닉 롱리치 박사는 이렇게 설명한다. “대륙이동으로는 지렁이도마뱀의 분포를 설명할 수 없습니다. 대륙이 쪼개진 것은 9500만년 전이고, 지렁이도마뱀은 그로부터 3000만년 후에 널리 퍼지게 되었기 때문이죠.”

“이 동물들이 홍수에 쓰러진 나무의 뿌리에 꼭 달라붙어서 바다를 수백 마일이나 가로질렀으리라는 것도 믿기 힘든 일이지만 새 대륙에서 살아남아 번성했다는 것도 매우 가능성이 낮은 일입니다.”

“하지만 자료를 들여다보면 이것이 지렁이도마뱀 뿐 아니라 다른 많은 생물들의 놀라운 다양성과 분포를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불가능한 것을 모두 제거하고 나면 아무리 그럴법하지 않더라도 남은 것이 진실일 수밖에 없죠.”

연구자들은 대량멸종이 실제로는 운석충돌로부터 살아남은 동물들이 새로운 장소를 차지하고 다양하게 진화해 가는 것을 도왔을 수도 있다고 주장한다. 다른 종들과 먹을 것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일이 줄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브리스톨 대학의 제이콥 빈터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운석 충돌로 아마 대부분의 식물들이 죽었을테니 먹을 것이 없었을 겁니다.”

“하지만 지렁이도마뱀같은 청소동물은 사체와 썩어가는 것을 먹기 때문에 살아남아 번성할 수 있었습니다. 굴이 방공호 역할을 해서 운석 충돌을 견뎌낼 수 있었을 것이고 먹을 것과 공간을 놓고 경쟁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에 번성할 수 있었겠죠.”

이 연구는 왕립학회지 B(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에 발표되었고, 알려진 지렁이도마뱀 화석 중 가장 이른 시기, 즉 운석이 충돌하고 나서 100년에서 1000년 정도 후의 시기이자 판게아가 갈라지고 한참 후인 시기의 지렁이도마뱀화석을 보고하고 있다. 이 자료는 지렁이도마뱀이 북아메리카에서 유럽으로, 북아메리카에서 아프리카로, 그리고 아프리카에서 남아메리카로, 이렇게 최소한 세 번 이상 바다를 건너 퍼졌다는 것을 알려준다.

참고문헌:
Nicholas R. Longrich , Jakob Vinther , R. Alexander Pyron , Davide Pisani , Jacques A. Gauthier. Biogeography of worm lizards (Amphisbaenia) driven by end-Cretaceous mass extinction.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2015 DOI: 10.1098/rspb.2014.3034



카테고리:번역, 고생물학, 기타척추동물, 사이언스 데일리, 신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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