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드 맥스 영화는 페미니스트의 속임수인가?

[시카고 트리뷴] 매드 맥스 영화는 페미니스트의 속임수인가?

(2015년 5월 18일 시카고 트리뷴 기사 번역)

렉스 W. 훕케 (Rex W. Huppke)
rhuppke@tribpub.com

사람들이 경고를 하더라구. 새 아포칼립스 스릴러 영화 “매드 맥스: 분노의 질주”를 보지 말라고 말이야.

남성을 무력화시키는 페미니스트 선전영화를 폭발 장면으로 가득찬 액션 영화로 잘 위장했다고 그러던데.

근데 내가 소위 남성 권리 옹호자들이 이 영화를 불매운동하자고 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을까? 아니, 안 그랬어. 앞으로 돌진해서, 남자답게, 대담하게 아내에게 여쭤봤지. 나 영화 보러 가도 괜찮냐고.

그리고는 넘실대는 내 남성호르몬을 타고서 극장으로 향했어. 우두머리 수컷처럼 다리를 쩍 벌리고 앉아서 사내답게 스크린에 눈을 고정시킨 다음 어떤 리버럴 페미니스트 개소리가 나오든 한 판 붙어보겠다는 마음의 준비를 했어.

새 매드 맥스 영화를 놓고 벌어진 논란에 대해 못 들어봤다면 간단히 설명해줄께.

미국이 여성화되고 있고 진짜 사내들 – 터프하고 계집애같지 않으며 남성성에 대해 확신을 가지고 있는 – 이 사회의 변방으로 밀려나고 있다고 생각하는 남자들이 있어.

이 남자들은 때로 소위 “메니니스트” 라거나 “남성 권리 운동” 회원이라든가 그 외 이러저러한 기타 등등 “따옴표” 안에 들어가는 명칭으로 불리는데, 말이 안 되는 명칭들이거든.

왕들의 귀환 이라는 웹사이트 – “근육질 이성애자 남성”을 위한 유명한 블로그야 – 에 누군가가 매드 맥스 영화가 왜 남성들에게 공격적인지 설명하는 글을 썼어. 글을 쓴 사람은 영화 보는 걸 거부하고 있지.

먼저, 이 영화에는 샤를리즈 테론이 연기한 강인한 여성 캐릭터가 나와서 대담하게도 매드 맥스에게 명령을 내리지. 두번째로, 아마도 최악일텐데, “보지의 독백” 극본을 쓴 여자가 이 영화 감독의 자문을 맡았어.

블로그 글을 그대로 옮기자면, “이건 페미니즘 강의를 여러분 목구멍에 확실히 쑤셔넣기 위해 만들어진 수단입니다. 여성이 체격, 힘, 그리고 논리 등 모든 면에서 남성과 동등하다는 비유를 주장하기 위해 페미니스트들과 할리우드 좌파들이 사용하는 (실패하겠지만) 트로이의 목마란 말입니다. 남성성과 여성성의 경계선을 흐리게 만들고 남성을 위한 여성, 여성을 위한 남성을 더 망가뜨려 놓기 위해 그들이 사용하는 속임수죠.”

그리고 이 사내는 남자들에게 영화를 보지 말라고, “토네이도처럼 솟는 불길과 폭발 장면”에 낚이지 말라고 열광적으로 외치지.

나한테 문제가 되었던 건 두 가지야.

1) 난 토네이도처럼 솟는 불길과 폭발 장면을 너무 좋아하거든.

2) 내가 어떤 영화를 볼 수 있다거나 볼 수 없다는걸 다른 누군가가 결정해 주는 것보다 더 남성적이지 못한 걸 상상할 수가 없어.

그래서 난 다 큰 남자답게 차려입고 남성을 수치스럽게 만드는 악몽같은 영화를 똑바로 대면하기 위해 나섰어.

참혹한 경험이었지.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서 얘기해주자면, 이 영화에는 여자들이 몇 명 나와. 그건 내가 여성이 존재한다는 걸 인정해야만 했단 얘기지. 그것때문에 주의가 산만해져서 끊임없이 벌어지는 총격전이라든가 수백 명의 남자 배우들, 그리고 공중에서 사람 몸이 꿰뚫리는 장면 같은 건 눈에 잘 들어오지 않았어.

근육질 이성애자 남성에게 허용될 수 있는 유일한 영화는 스크린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남자들만 가득 들어찬 영화라는 거 다들 알지? 매드 맥스는 이 측면에서 완전 낙제야. (영화 매드 맥스 말하는 거야. 캐릭터 매드 맥스는 터프하고 멋져. 진짜 사내들의 사내거든.)

여성들이 영화에 침입한 것에 더해 테론의 캐릭터 이름은 임페라토르 퓨리오사야. 전형적인 계집애 이름이지. 메니니스트 친구들이 경고했던 것처럼 퓨리오사는 매드 맥스랑 똑같이 사람을 죽이고, 죽이는 것에 대해 생각하고, 말을 하지 않을 때면 먼 곳을 바라봐.

이런 바보같은 소리가 있나. 하느님이 액션 영화를 만드실 때는 사내들이 얼마나 터프하고 잔인한지를 보여주고, 여자들은 남자들한테 납치당하고 나중에 다른 남자들에 의해 안-납치당하는 여자다운 일을 하는 걸 보여주라고 만드신 거야.

퓨리 로드를 가던 중에 특히 우리 위기에 처한 남성들에게 적대적인, 재앙같은 장면이 하나 있었어. 총알이 몇 개 남지 않았는데 매드 맥스가 나쁜 놈 자동차를 쏴 버리려고 했지. 매드 맥스가 쐈지만 맞지 않았어. 또 쐈지만 또 못 맞췄지.

그러자 심지어 정중히 허락을 구하지도 않은 채 퓨리오사가 – 여자라고 말했지? – 맥스의 총을 집어들어 나쁜 놈 자동차를 쏘고 자동차는 화염과 함께 폭발해버려.

이 장면에서 페미니즘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자지가 떨어지는 줄 알았어. (우리나라에 여성을 위한 유급 출산휴가가 별로 없다는 사실을 생각하면서 간신히 버텨냈지)

나처럼 그 어떤 것도 뚫을 수 없는 남성성의 방패를 가진 게 아니라면 “매드 맥스: 분노의 질주” 를 보고 극장을 나선 후에는 아마 메니니스트답지 않은 행동, 예를 들면 여성을 동등하게 대하는 등의 행동을 하고 싶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아.

모든 남성 권리 옹호자들에게 이렇게 위험한 새 영화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라고 강력한 추천을 날리고 싶네. 음, 그보다는 항상 집안에만 있는게 좋겠어. 그리고 집안에 처박혀 있는 동안 바깥세상과의 모든 커뮤니케이션을 중지하도록 해.

정말 진지하게 하는 말인데, 아주, 아주 조용히 있으라고. 아니면 여성화되어버릴테니까.

바깥으로 나와도 안전하다고 생각되면 내가 알려줄께.

약속하지.

(역주: 원래는 블로그 성격과 안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번역하다 보니 nomanstime 이란 타이틀이 어쩐지 중의적으로 보여서 그냥 여기에 올립니다. 이것도 인류 진화의 일부려니…)

 



카테고리:번역, 기타, 현생, 인류, 인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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