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초의 생명이 나타나는 데 필요했던 핵심 재료들

[사이언스 데일리] 원시단백질이 어떻게 단백질 합성에 꼭 필요한 핵심 화학 반응을 가속시켜 지구가 생겨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생명을 탄생시켰는지에 대한 실험적 증거를 과학자들이 처음으로 찾아냈다.

(2015년 6월 18일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 번역)

정보출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의대

 

생명 이전 단계의 진화에 시동을 걸어 생물학적 진화가 일어나 세포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생명의 여명기에 화학반응을 촉진시켜주는 촉매가 있어야 했을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원시단백질이 단백질 합성에 꼭 필요한 핵심 화학 반응을 가속시켜 생명이 탄생하게 만들었는지를 새로운 연구가 보여준다. Credit: NA

생명 이전 단계의 진화에 시동을 걸어 생물학적 진화가 일어나 세포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생명의 여명기에 화학반응을 촉진시켜주는 촉매가 있어야 했을 가능성이 높다. 어떻게 원시단백질이 단백질 합성에 꼭 필요한 핵심 화학 반응을 가속시켜 생명이 탄생하게 만들었는지를 새로운 연구가 보여준다. Credit: NA

지구상에 세포가 나타나기 이전, 원시 수프에서부터 생명이 생겨나기 위해서는 그에 필수적인 화학반응을 동기화시키고 가속시키는 능력을 갖춘, 작고 단순한 촉매들이 진화해야 했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들 촉매가 어떤 것이었으며, 어떻게 해서 여러 촉매가 동시에 나타났는지, 그리고 여러 촉매가 어떻게 현재도 볼 수 있는 두 그룹의 효소로 진화하여 유전암호를 번역하게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저널 오브 바이올로지컬 케미스트리 (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에 실린 논문에서 노스캐롤라이나대학 의대의 과학자들은 원시단백질이 어떻게 단백질 합성에 꼭 필요한 핵심 화학 반응을 가속시켜 지구가 생겨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생명을 탄생시켰는지에 대한 실험적 증거를 처음으로 보고하고 있다.

이번 발견은 수십억년 전, 생명 이전 단계의 화학에서 생명이 진화하면서 자연이 만들어낸 극적인 발명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해 준다. 카터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동료인 리차드 월펜든 박사는 이번달에 아미노산이 어떻게 선택되어 유전 청사진과 매치되어 단백질을 형성하고 살아있는 세포를 작동시키는 기구가 되는지에 대한 논문을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에 발표한 바 있다. (역주: 6월초에 “생명의 기원에 관한 새로운 증거” 에서 소개했습니다)

이 논문은 현대 생물학의 유전 암호를 번역할 수 있는 두 개의 주요 효소 그룹이 서로 마주보는 두 가닥의 DNA 로 구성된 한 개의 고대 유전자로부터 진화했다는 놀라운 증거를 제시하고 있다.

“놀랍게도 고대 유전자 하나가 마주보는 두 개의 DNA 가닥을 이용하여 아미노산을 활성화시키는 서로 다른 두 촉매들에 대한 정보를 암호화했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생화학 및 생물물리 교수이자 JBC 논문의 선임저자인 찰스 카터 박사의 말이다. “한 가닥에서 만들어진 펩타이드는 단백질 내부에 필요한 아미노산을 활성화시켰고, 다른 가닥으로부터 만들어진 펩타이드는 단백질의 바깥쪽에 필요한 아미노산을 활성화시켰습니다.”

촉매를 이해하기

살아있는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중요한 걸림돌은 정상적인 상황이라면 매우 느리게, 서로 다른 속도로 일어나는 화학 반응들을 가속시켜 세포 안에서 모든 반응들이 거의 비슷한 속도로 일어나게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현대 생화학의 반응 중 하나가 다른 반응들보다 유난히 느려서 생명의 형성에 걸림돌로 작용한다. 바로 세포 안에서 화학적 에너지를 전달하는 아데노신삼인산 (ATP)   과 아미노산을 조합하는 반응이다. 이 조합은 단백질이 자발적으로 조립될 수 있게 해준다. 촉매가 없다면 이 반응은 단백질 합성 과정의 다른 반응들보다 약 1000배 정도 느리게 일어난다.

과학자들은 현재의 살아있는 세포 내부에는 이 반응을 극적으로 빠르게 만들어주는, 아미노실-tRNA 합성효소라고 불리는 효소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모든 효소가 그렇듯이 합성효소는 매우 복잡한 기구이다. 합성효소는 크게 두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클래스 I 합성효소는 서로 연결되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20개의 아미노산 중 절반 정도를 활성화시킬 수 있고, 클래스 II 합성효소는 나머지 절반을 활성화시킬 수 있다.

카터의 연구팀은 물리적으로 이들 합성효소를 분리하여 각 합성효소 그룹 내의 모든 멤버들이 공유하는 효소의 일부, 즉 ATP 와 결합하는 부분들에 의해 필수적인 효소 활동이 일어난다는 것을 보였다. 이 부분은 – 46개 아미노산이 연결되어 있는 부분 – 지금 생명체에서 사용되는 효소의 전체 크기에서 5퍼센트 내지 10퍼센트 정도를 차지하지만 활동 면에서는 전체 활동의 40퍼센트 정도를 담당한다.

카터는 이들 효소 조각을 원시효소 (프로토자임 protozyme) 라고 부른다. 그리스어 어근인 “프로토” 는 최초라는 의미이다. 카터의 연구팀은 이들 원시효소의 효소 활동이 ATP 와의 반응 활성화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촉매활동은 단백질이 형성되는 화학반응 도중에 일어나는 전이과정들 중 가장 불안정하고 느리게 형성되는 구조와 원시효소가 결합하여 매우 탄탄한 복합체를 만들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터의 말에 의하면, “전이 상태”에 있는 이 탄탄한 효소 복합체들은 촉매반응에서 매우 필수적이며 따라서 지구 상 최초의 생명이 만들어지는 데에도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한다.

설계를 통한 증거 찾기

카터는 동료인 생화학 및 생물물리 교수 브라이언 쿨만 박사의 도움을 받아 “설계된” 원시효소를 만들었다. 하나의 유전자에서 한 가닥은 클래스 I 합성효소의 조상격인 원시효소를 만들어내고 다른 가닥은 클래스 II 합성효소의 조상격인 원시효소를 만들어낸 것이다.

놀랍게도 이들의 실험을 통해 두 개의 설계된 원시효소가 카터의 연구팀이 현재의 합성효소에서 분리해낸 원시효소와 동일한 촉매활동을 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접힌 단백질 내부(class I)의 아미노산과 외부(class II)의 아미노산을 활성화시키는 문제를 풀기 위해 자연은 두 가지 일을 모두 할 수 있는 유전자 하나를 진화시켰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카터의 말이다. “게다가 이 원시효소들은 이 일을 매우 독특한 방식으로 해냈습니다. 동일한 유전정보를 두 가지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는 것이었죠.”

지구 최초의 효소에 대한 카터의 이전 연구는 이런 결과를 강력하게 암시하고 있었다. 카터의 팀이 수행한 이번 연구는 원래 1994년에 두 명의 이론진화생물학자들 – 세르게이 도린 박사 와 스스무 오노 박사 – 이 제안한 가설, 즉 유전자 하나가 두 가닥이 서로 다른 단백질을 암호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설을 직접적으로, 그리고 실험적으로 “원리를 증명” 해낸 실험이다.

“이제 우리는 아미노산들이 어떻게 알려진 생명체를 만들기 위해 필수적인 복잡한 분자들로 진화했는지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카터의 말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마도 새로운 도구들을 제공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 도구들을 이용해 다른 연구자들도 과학적으로 건전하고 생산적인 방식으로 생명의 기원에 대한 질문들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 모든 일들이 어떻게 일어났는지에 대한 의문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이것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하는 핵심 문제를 풀어준 것은 아닙니다.” 카터의 말이다. “설계된 원시효소조차도 합성 및 단백질 제조를 위해서는 리보솜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우리가 보인 것은 실제로 생명의 청사진 안에 이전의 어떤 사람이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정보가 들어있었다는 점입니다. 두 가닥으로 구성된 하나의 고대 유전자가 단백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두 클래스의 합성효소에 대한 정보를 모두 담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이 연구는 과학자들이 이전에 서로 별개로 생각했던 두 개의 현대적인 효소 그룹을 하나로 통합해주며, 생명에 필수적인 다양한 촉매들을 형성하는 복잡한 프로세스를 크게 단순화시켜준다. 생명체에 필수적인 기구들을 담기 위해 세포가 만들어지기 전, 한 장소에서 동시에 두 촉매가 사용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번 연구는 국립보건원의 지원으로 이루어졌다. JBC 논문의 제1저자인 루이스 마르티네즈는 학부생으로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여름 학부생 연구 프로그램 (Summer Undergraduate Research Experience, SURE) 을 통해 많은 실험을 수행했다. 다른 학부생들 역시 미국 생물물리학회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생물물리 여름 강의 및 UNC 포스트바칼로리에이트 연구경험 프로그램 (Post-baccalaureate Research Experience Program, PREP) 를 통해 이 연구에 기여했다. 각 프로그램은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의대 대학원 교육과정을 통해 제공되었다.

참고문헌

Luis Martinez-Rodriguez, Ozgun Erdogan, Mariel Jimenez-Rodriguez, Katiria Gonzalez-Rivera, Tishan Williams, Li Li, Violotta Weinreb, Martha Collier, Srinivas Niranj Chandrasekaran, Xavier Ambroggio, Brian Kuhlman, Charles W. Carter. Functional Class I and II Amino Acid Activating Enzymes Can Be Coded by Opposite Strands of the Same Gene. Journal of Biological Chemistry, 2015; jbc.M115.642876 DOI: 10.1074/jbc.M115.642876



카테고리:번역, 기타생물, 사이언스 데일리, 생물학, 선캄브리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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