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의 기원에 관한 새로운 증거

[사이언스 데일리]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아미노산과 유전암호, 그리고 단백질 접힘의 물리적 성질들이 가지고 있는 밀접한 연관관계가 원시 수프에서 지구 최초의 생명이 출현하던 당시 생명의 구성요소들로부터 유기체가 진화하게 되는 핵심 요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2015년 6월 1일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 번역)

정보출처: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의과대학

 

아이슬랜드의 간헐천 Credit: ⓒ kichatof / Fotolia

아이슬랜드의 간헐천 Credit: ⓒ kichatof / Fotolia

태초에 단순 화합물이 있었다. 단순 화합물은 아미노산을 만들었고 아미노산은 단세포를 만드는데 필요한 단백질이 되었다. 단세포들이 식물이 되고 동물이 되었다. 최신 연구를 통해 원시수프가 어떻게 생명의 구성요소인 아미노산을 만들었는지 밝혀지고 있으며 과학자들은 최초의 세포로부터 어떻게 식물과 동물이 진화했는지에 대해 동의를 이뤄가고 있다. 하지만 생명의 구성요소들이 처음에 어떻게 단백질로 조립되어 모든 세포 내의 기구(machinery)들이 되었는지는 여전히 수수께끼였다.

오랫동안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 근무한 과학자들 – 리차드 월펜든 박사와 찰스 카터 박사 – 이 40억년 전 구성요소들로부터 생명이 만들어지는 사건에 대한 새로운 실마리를 찾아냈다.

“우리 연구는 아미노산과 유전암호, 그리고 단백질 접힘 이 세 가지의 물리적 성질들이 가지고 있는 밀접한 연관관계가 크고 복잡한 분자들이 만들어지기 훨씬 이전, 아주 초기부터 매우 필수적이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의대의 생화학 및 생물물리 교수인 카터의 말이다. “밀접한 상호작용이 구성요소들로부터 유기체가 진화하는 데 핵심적인 요인이었을 겁니다.”

미국 국립과학원회보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에 나란히 논문으로 실린 이들의 발견은 “RNA 세계” 이론, 즉 오늘날 유전자의 암호화와 조절 및 발현을 담당하는 분자인 RNA 가 아미노산 및 화합물 들로 이루어진 원시수프에서 스스로 생겨나 펩타이드라고 불리는 짧은 단백질을 최초로 만들어 내고 그 후 단세포 생물을 만들어 냈다고 주장하는 이론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이다.

월펜든과 카터는 RNA 가 혼자 그러한 일을 해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는 RNA 가 펩타이드 형성을 촉진했다는 것이 펩타이드가 RNA 형성을 촉진했다는 것보다 더 그럴듯한 이야기라고 볼 수 없다.

이번 발견으로 수십억년 전에 어떻게 생명이 진화했는가에 대한 설명에 새로운 층이 추가되었다.

그 이름은 루카 (LUCA)

과학계는 36억년 전 현재 지구 상에 살고 있는 모든 살아있는 것들의 최후의 공통조상, 즉 루카(LUCA: Last Universal Common Ancestor) 가 존재했다고 보고 있다. 루카는 단세포 생물이었을 것으로 보이며 수백 개의 유전자를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루카는 이미 DNA 복제, 단백질 합성, 그리고 RNA 전사 등에 대한 완전한 청사진을 가지고 있었다. 또 지질(lipid) 등과 같이 현재의 유기체들이 가지고 있는 모든 기본적인 요소들을 가지고 있었다. 루카 이후로 우리가 알고 있는 생명체들이 어떻게 진화했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46억년 전에 지구가 생성된 후 지구상에서 만들어진 부글부글 끓는 화합물 바다에서 어떻게 36억년 전에 루카가 생겨났는지에 대해서는 확실한 증거가 전혀 없다. 이 화합물들이 반응하여 아미노산이 만들어졌고 아미노산을 구성요소로 하는 단백질이 만들어져 오늘날 우리의 세포들을 구성하게 되었다.

“루카에 대해서는 꽤 많은 것을 알고 있고, 아미노산과 같은 생명의 구성 요소들을 만들어낸 화학적 성질에 대해서도 배워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둘 사이에는 지식의 사막이 있죠.” 카터의 말이다. “그 사막을 어떻게 탐험해야 할지조차 모르고 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연구가 바로 그 사막에 세워진 전초기지가 되었다.

“월펜든 박사가 20 개 아미노산의 물리적 성질을 확립했고, 저와 함께 그 물리적 성질과 유전암호 간의 연관관계를 발견했습니다.” 카터의 말이다. “이 연관관계를 알아내자

그보다 더 이전에 또 한 종류의 암호가 존재했고, 그것이 펩타이드와 RNA 의 상호작용을 가능하게 했음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펩타이드와 RNA 의 상호작용은 지구상에 최초의 생명체를 만들어내는 데 필요한 선택 과정이 작동하게 하는 데 필수적인 것입니다.”

카터의 말에 의하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에 RNA 가 원시수프에서 스스로 생겨날 필요가 없다고 한다. 그 대신 세포가 존재하기 이전에 아미노산과 핵산이 상호작용을 해 공동으로 단백질과 RNA 를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단순성에서 복잡성으로

단백질은 특정한 방식으로 접혀야만 제대로 작동한다. 월펜든이 주저자인 첫번째 PNAS 논문은 20개의 아미노산의 극성 (물과 기름 사이에 아미노산이 어떻게 분포하는지) 과 크기를 알면 단백질이 접히는 복잡한 과정을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였다. 단백질이 접히는 과정이라 함은 고리처럼 연결된 아미노산들이 특정한 3차원 구조로 스스로를 배열하고 정해진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실험은 유전암호와 단백질 접힘의 기본적인 관계를 단절시키지 않으면서 어떻게 넓은 온도범위에서

아미노산의 극성이

일관성 있게 변하는지를 보여줍니다.” 월펜든의 말이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생명이 지구에서 처음 생성될 때의 온도가 지금이나 식물과 동물이 처음 생겨났을 때보다 훨씬 높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월펜든의 연구실에서 아미노산을 가지고 행한 일련의 생화학적 실험들은 두 가지 특성 – 아미노산의 크기와 극성 – 이 접힌 단백질 안에서 아미노산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있어서 필요충분조건이며 이 관계가 40억년 전, 지금보다 훨씬 높은 온도의 지구에서도 마찬가지로 성립했다는 것을 보였다.

카터의 두번째 PNAS 논문은 아미노아실-tRNA 합성효소라고 불리는 효소가 어떻게 운반RNA (tRNA) 를 인식하는지를 살펴보았다. 이 효소는 유전암호를 운반한다.

“tRNA 를 어댑터라고 생각해 보세요.” 카터의 말이다. “어댑터의 한쪽 끝은 특정 아미노산을 운반합니다. 다른쪽 끝은 mRNA 에서 이 아미노산에 해당하는 유전 청사진을 읽습니다. 각 합성효소는 mRNA 의 유전 청사진이 매번 정확한 단백질을 충실하게 만들어낼 수 있도록 20 개의 아미노산 중 하나를 어댑터와 맞춰줍니다.”

카터의 분석은 L자 모양의 tRNA 분자 양쪽 끝부분이 어떤 아미노산을 선택할지를 정하는 독립적인 규칙을 가지게 되는지 보여주었다. tRNA 에서 아미노산을 운반하는 끝부분은 아미노산을 크기에 따라 분류한다.

L자 모양의 tRNA 분자 반대편 끝부분은 tRNA 안티코돈이라고 불린다. 이 부분은 코돈을 읽는데, 코돈은 유전 메시지 안에 있는 세 개의 인접한 RNA 핵산으로 극성에 따라 아미노산을 선택한다.

월펜든과 카터의 발견은 tRNA 와 아미노산의 물리적 특성 – 크기와 극성 – 간의 상호관계가 지구의 원시 시기에 매우 중요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우 작은 tRNA 합성효소의 핵심인 원시효소 (Urzyme) 에 대한 카터의 이전 연구들을 참고하면, 크기에 따른 선택이 극성에 따른 선택보다 먼저 존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런 순서로 선택이 이루어졌다는 것은 최초의 단백질이 꼭 독특한 형태로 접혀야만 했던 것은 아니며, 독특한 구조는 후에 진화했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카터의 말에 따르면, “유전암호의 번역과정이 생물 이전의 화학과 생물학을 연결하는 핵심적인 결합입니다.”

카터와 월펜든은 유전 정보를 암호화하는 이러한 중간단계가 어떻게 단순함에서 복잡함이 생겨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생명이 단백질과 핵산, 두 가지 매우 다른 종류의 중합체들 간의 분업을 이루어냈는지, 이 두 가지의 역설을 해결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전 암호가 순차적인 두 단계를 거쳐 발달되었다는 것이 – 그 중 첫번째 단계는 상대적으로 간단했죠 – 지구가 여전히 젊었을 때 생명체가 출현할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월펜든이 지적했다.

더 이른 시기의 암호가 최초로 암호화된 펩타이드와 RNA 가 결합될 수 있게 해주었고 결정적인 선택적 이점을 제공했을 수 있다. 그 후 이 원시적인 체계가 자연선택과정을 거쳐 새롭고 더 생물학적인 형태의 진화가 시작되었다.

“복잡성이 자발적으로 창발하게 된 데에는 RNA 와 펩타이드의 협력이 필수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카터가 덧붙였다. “우리가 보기에는, RNA만의 세계가 아니라 펩타이드-RNA 세계였던 것이죠.”

참고문헌

Richard Wolfenden, Charles A. Lewis Jr., Yang Yuan, and Charles W. Carter Jr. Temperature dependence of amino acid hydrophobicities.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2015; DOI: 10.1073/pnas.1507565112



카테고리:번역, 기타생물, 사이언스 데일리, 생물학, 선캄브리아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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