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사의 시뮬레이션 결과에 의하면 고대에 화산폭발로 인한 범람현무암이 기후 변화를 일으켰을 수 있다고

[사이언스 데일리] 범람현무암 분출은 거대한 규모로 일어나지만 1991년 성층권까지 가스를 쏘아올려 전지구적인 냉각 사건을 일으킨 피나투보처럼 폭발적인 화산 분출은 아니다. 새로운 시뮬레이션 결과에 따르면 범람현무암 분출 역시 가스를 높이 올려보내 기후를 변화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한다.

(2015년 8월 7일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 번역)

정보출처: 나사/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일본 북동부 쿠릴 열도의 사리체프 화산에서 화산재가 뿜어 오르는 모습. 2009년 6월 12일, 아직 화산분출이 초기 단계일 때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찍은 사진. Credits: NASA

일본 북동부 쿠릴 열도의 사리체프 화산에서 화산재가 뿜어 오르는 모습. 2009년 6월 12일, 아직 화산분출이 초기 단계일 때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찍은 사진. Credits: NASA

1991년 6월 필리핀의 피나투보산이 폭발하여 수백만 톤의 화산재와 가스를 20마일 이상 높은 곳으로 쏘아올렸다. 이것은 성층권 한가운데에 해당하는 높이로 성층권은 대기권 중에서 대부분의 구름과 날씨현상이 일어나는 높이보다 더 위에 있는, 매우 안정적인 곳이다. 피나투보 화산에서 솟아오른 거대한 플룸 속의 어떤 가스들은 태양에서 오는 빛을 산란시킴으로써 차양처럼 작용했고 지표면에 도달하는 태양빛을 막아 지구표면온도를 전세계적으로 섭씨 0.5 도 정도 떨어뜨렸다.

“우리는 30여년 간 화산이 어떻게 기후를 변화시키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메릴랜드 주 그린벨트에 위치한 나사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로리 글레이즈의 말이다. “1980년 세인트헬렌산 (워싱턴 주) 분출과 1982년 엘 치촌 (멕시코) 분출은 비슷한 강도의 분출이었습니다. 세인트헬렌산 분출은 기후에 별로 영향을 끼치지 못했지만 엘 치촌 분출이 있은 후에는 2-3 년 간 상당히 큰 규모로 전지구적인 냉각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 이유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고, 자세히 연구를 하기 시작하자, 엘 치촌 분출은 세인트헬렌산에서보다 훨씬 많은 황이 포함되어 있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글레이즈의 말이다.

엘 치촌과 피나투보의 분출은 가스를 성층권까지 보내기에 충분할 정도로 강력했기 때문에 단기적인 기후변화를 일으킬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다. “성층권은 안정된 상태이기 때문에 화산 플룸이 성층권에 돋라하게 되면 그곳에 오랜 시간 – 1-2 년 정도 – 머무르게 됩니다.” 글레이즈의 말이다. “여러 가지 복잡한 일들이 많긴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들 가스가 성층권에서 에어로졸을 형성하여 태양 방사 일부를 산란시키고 성층권의 온도를 올리며 그 결과 지표면은 냉각된다는 점입니다. 화산 플룸에 포함된 가스 – 주로 이산화황과 황화수소 – 는 다량으로 분출되는 것은 아니지만 반응을 일으켜 성층권에 황산 (H2SO4) 층을 형성하게 됩니다. 이 층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적외선을 산란시키지요.”

또 한 종류의 화산은 “범람현무암 분출” 이라고 불리는데 앞서 설명한 화산들처럼 극적으로 폭발하지는 않지만 그보다 훨씬 많은 양의 가스와 용암을 분출한다. “피나투보 화산 분출 같은 경우 성층권에 이산화황이나 기타 가스를 한 방 쏘아올리는 셈입니다. 그리고 난 후에 화산은 수백년, 혹은 수천년 간 잠잠해 집니다.” 글레이즈의 말이다. “범람현무암 분출의 경우는 이런 화학물질을 수십, 수백, 아니 어쩌면 수천년 동안 대기권으로 지속적으로 뿜어내게 됩니다. 매번 있는 분출은 그것만으로는 그다지 큰 사건은 아니지만 가스를 대기권으로 아주 오랜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주입하게 되는 것입니다.”

인류의 역사 동안에는 범람현무암 화산 분출이 일어난 적이 없는데, 아마 다행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이런 용암류가 얼마나 거대할 것인지는 계측이 불가능합니다.” 글레이즈의 말이다. “워싱턴 주 서부의 상당히 큰 부분은 콜럼비아강 범람현무암 분출 때 나온 1.5km 두께의 용암으로 덮여 있습니다.” 콜럼비아 리버 현무암층 분출의 하나였던 로자 분출 (the Roza eruption) 이 글레이즈와 그녀의 팀이 주로 분석한 대상이다. 이 현무암층은 1470만년 전에 형성되었고 약 1300 세제곱킬로미터 정도의 용암을 10~15년에 걸쳐 뿜어냈다.

범람현무암 분출은 엄청난 규모의 사건이긴 하지만 피나투보처럼 폭발적인 것은 아니다. 범람현무암 분출에서 나온 녹은 암석 (마그마) 은 잘 흐른다. 이렇게 되면 그 안에 들어 있던 가스들 역시 쉽게 빠져나올 수 있다. 이 마그마는 “불샘” – 공기중으로 수백미터까지 솟아오르는 용암의 샘 – 분출을 만들어낸다. 때로 이런 분출은 지구의 갈라진 틈, 즉 수 킬로미터 길이의 열극 (fissure) 을 따라 시작되는데, 이 경우 빛나는 용암 커튼이 만들어지게 된다. 불샘 분출은 오늘날 하와이나 이탈리아 시실리의 에트나산 같은 곳에서 작은 규모로 볼 수 있다.

피나투보 류의 분출을 이끌어내는 마그마는 더 된 (thicker) 종류의 마그마로 더 천천히 흐른다. 된 마그마에 녹아 있는 가스는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이런 종류의 분출 초기에 갑자기 압력이 낮아지면 샴페인 병에서 코르크가 튀어나가듯이 모든 가스가 한번에 빠져나오면서 폭발적인 분출을 만들어 낸다.

“불샘” 분출은 폭발적이지 않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범람현무암을 만들어내는 대규모의 불샘 분출로부터 빠져나오는 가스가 성층권에 도달하여 기후를 변화시킬 만큼 높이 뿜어질지 궁금해했다. 이에 대한 답은 분출이 얼마나 강력한지 – 높은 불샘일수록 높이 도달하는 가스 플룸을 만들어낸다 – 뿐만 아니라 성층권이 어디에서 시작되는지에도 달려있다.

아래쪽에 위치해있고 불안정한 상태의 대기권 (대류권)과 더 안정적인 성층권 사이의 경계는 권계면이라고 불린다. 따뜻한 공기가 찬 공기보다 더 많이 팽창하고 더 높이 올라가기 때문에 권계면은 적도에서 가장 높고 위도가 올라갈수록 점점 낮아져 북극과 남극에서 가장 낮아진다. 따라서 극지에 가까운 고위도에서 불샘 플룸이 만들어지면 성층권에 도달할 가능성이 적도 근처의 화산보다 높아진다.

권계면의 높이는 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하는데, 대기권의 성분이 변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이산화탄소 기체는 태양에서 오는 열을 잡아두기 때문에 대기권에 이산화탄소 농도가 높으면 온도가 올라가고 권계면 역시 더 높은 위치에 형성된다.

글레이즈에 따르면 대규모 불샘 분출이 기후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하는 질문은 아이슬랜드에서 있었던 유사하지만 작은 규모의 불샘 분출에서 던져졌다고 한다. “1783년에서 1784년에 있었던 라키 분출은 8개월에 걸친 반복적인 분출로 대류권 상부 및 성층권 하부까지 이산화황을 보내 1783년과 아마도 1784년까지 북반구의 기후에 영향을 끼쳤습니다.” 글레이즈의 말이다. 글레이즈에 따르면 당시 프랑스에 살고 있던 벤자민 프랭클린은 연무와 혹독한 겨울이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아이슬란드의 화산이 날씨에 변화를 일으켰는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고 한다.

이 의문에 답하기 위해 글레이즈와 그녀의 연구팀은 직접 개발한 컴퓨터 모델을 이용하여 화산 플룸이 얼마나 높이까지 도달하는지를 계산했다. “이런 모델을 이용하여 로자 분출과 같은 대규모 불샘 화산이 그 당시 그 위치에서 화산재와 가스 플룸을 성층권까지 올려보낼 수 있었는지를 계산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글레이즈의 말이다.

글레이즈의 연구팀은 분출이 있었던 위도 (북위 45도 정도) 에서 권계면 높이의 높이와 분출 당시 대기권의 조성을 추정하여 당시의 분출이 성층권에 도달할 수 있으리라고 결론내렸다. 글레이즈는 8월 6일 학술지 ‘지구 및 행성과학 소식지 (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s)’ 에 출판된 이 연구논문의 주저자이다.

“5킬로미터 길이의 열극 세그먼트를 가정하면 180킬로미터로 알려진 로자 열극의 길이는 약 36 개의 폭발 사건, 혹은 폭발 단계를 약 10에서 15년 동안 지속시켰을 텐데, 하나하나의 폭발 사건은 3-4 일 정도 걸렸을 것입니다.” 글레이즈의 말이다. “각 세그먼트는 불샘이 활동하는 기간 동안 하루에 6200만 톤의 이산화황을 성층권으로 올려보낼 수 있었을 텐데, 이것은 피나투보 분출이 하루에 성층권에 올려보내는 양과 맞먹습니다.”

연구팀은 일본에서 일어났던 분출로 1.6킬로미터 높이의 불샘이라는 장관을 만들어냈고 기록이 잘 남아 있는 1986 년의 이즈-오시마 분출에 자신들의 모델을 적용하여 검증했다. “이 분출에서는 최대 플룸 높이가 해수면 위로 12~16킬로미터에 달하는 것이 관찰되었습니다.” 글레이즈의 말이다. 연구팀이 이즈-오시마 분출에서 있었던 불샘의 높이, 온도, 열극의 너비, 그리고 기타 특성들을 모델에 입력하자 컴퓨터 모델은 플룸의 높이를 13.1~17.4킬로미터 정도로 예측해서 실제 관찰된 결과의 대부분을 아울렀다.

“훨씬 컸던 로자 분출이 이즈-오시마 분출과 비슷한 불샘 높이를 유지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면, 우리 모델에 따를 때 로자 분출은 북위 45도 지점에서 성층권까지 도달하는 화산재 및 가스 플룸을 지속시킬 수 있었을 겁니다.” 글레이즈의 말이다.

글레이즈 팀의 연구에서 로자 분출이 기후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결론이 나왔지만 과학자들은 여전히 이 분출이 있었던 당시 기후 변화가 있었다는 증거를 찾아내야만 한다. 글레이즈에 따르면 화석 기록에서의 멸종 사건, 혹은 대기권의 화학 조성이나 해수면 변화 등이 이러한 증거가 될 수 있다고 한다.

“제 개인 연구를 위해서라면 이 결과를 가지고 금성이나 화성에 있는 정말 거대한 고대의 열극 분출을 살펴보고 싶습니다.” 글레이즈의 말이다. “화산 플룸에는 수증기라든가 이산화탄소 등 다른 가스들도 있습니다. 이런 가스들은 지구에서라면 이미 대기권에 이들 가스가 충분히 있기 때문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합니다. 하지만 금성과 화성이라면 이들 행성의 대기권에 수증기가 극히 적기 때문에 수증기의 효과는 매우 중요해집니다. 금성이 제가 정말 연구해보고 싶은 곳이라서 지금의 금성에 활화산이 있는지 알아보고 싶습니다.”

금성의 표면은 짙은 구름층 밑에 숨겨져 있어서 화산 플룸은 바깥에서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활화산이 존재한다면 대기권의 화학조성에 눈에 띄는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다.

*역주: 뒤쪽 절반은 음주번역으로 품질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자고 일어나서 퇴고하겠습… (쿨럭) 아니 뭐 오역이 많을 거란 얘기는 아니고요.

참고문헌

Lori S. Glaze, Stephen Self, Anja Schmidt, Stephen J. Hunter. Assessing eruption column height in ancient flood basalt eruptions. Earth and Planetary Science Letters, 2015; DOI: 10.1016/j.epsl.2014.07.043



카테고리:번역, 사이언스 데일리, 신생대, 현생, 지질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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