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ys.org] 갑오징어는 포식자가 근처에 나타나면 시각적으로 위장색을 이용해 몸을 숨길 뿐 아니라,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이들은 전기장을 감출 줄도 안다고 한다.
(2015년 12월 1일 Phys.org 기사 번역)
정보출처: 듀크 대학
갑오징어류처럼 말랑말랑한 몸을 가지고 있고 맛있기까지 하다면 포식자를 피하는 일에 온종일 힘을 쏟아야 할 것이다.
오징어와 비슷한 이 동물은 포식자가 근처에 나타나면 시각적으로 위장색을 이용해 몸을 숨길 뿐 아니라,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이들은 전기장을 감출 줄도 안다고 한다.
갑오징어류의 주 포식자 중 하나인 상어는 머리의 양 측면에 눈을 가지고 있어서 머리 앞쪽과 입 바로 앞으로는 사실상 장님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상어의 주둥이에는 먹이를 잡는 데 도움이 되기 위해 약한 전기장을 감지하는 민감한 감각기관들이 늘어서 있다.
듀크 대학의 쇤케 존슨 연구실에서 박사후 연구원으로 있으면서 이 현상을 연구한 조지아 남부대학의 생물학 조교수인 크리스틴 비도어에 의하면 그 결과 갑오징어 (Sepia officinalis) 는 전기스펙트럼 속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스텔스 기술을 고안해 냈다고 한다.
상어는 갑오징어의 머리 양쪽에 위치한 관, 갑오징어가 배설을 하는 배설강, 그리고 외투 주위의 빈 공간으로부터 방출되는 약한 전류를 감지할 수 있다.
이러한 “생체전기장” 은 전기뱀장어가 방출하는 500볼트 전압과는 비교할 수 없이 미미한 것이다. 호흡과 같이 동물의 신진대사 과정에서 일어나는 아주 작은 이온 교환의 전기적 부산물일 뿐이다. 하지만 비도어의 실험에서는 상어는 이런 아주 약한 전기장을 감지했을 때 대상을 물게 된다는 것을 보였다.
휴식 상태의 갑오징어는 10-30 마이크로볼트 정도의 생체전기 포텐셜을 가진다. 이것은 AAA 건전지의 75,000 분의 1에 해당한다. 하지만 갑오징어가 제자리에서 동작과 숨을 멈추고 다리로 관을 덮고 외투를 내려 몸을 가리면 이 전류는 6 마이크로볼트까지 떨어진다.
비도어는 포획사육된 갑오징어가 수조 안에서 편안히 쉬고 있을 때의 전기장을 측정하고 수조 바로 옆에 있는 아이패드에서 농어, 상어, 혹은 게의 그림자가 점점 커지는 동영상을 틀어주고 갑오징어가 그에 반응하는지를 살펴보았다.
물고기와 상어를 보여주었을 때는 갑오징어가 동장을 멈추고 다리로 몸의 구멍을 막고 숨을 천천히 쉬었다. 게의 그림자에는 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상어가 심장이 뛸 때의 전기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는 신화같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비도어의 말이다. 하지만 피부와 기타 조직이 이런 신호를 가려준다. 비도어는 갑오징어의 다리가 관 위를 둘러쌈으로써 생체전기장을 89 퍼센트까지 감소시켜준다는 것을 알아냈다.
실제 상어와 전극을 이용해 휴식 상태의 갑오징어를 흉내내는 실험에서 어린 검정지느러미상어와 다 자란 귀상어 모두 장비를 물었다. 하지만 동작을 멈춘 갑오징어가 내는 정도의 전압을 이용해 시뮬레이트하자 상어들이 무는 비율은 절반 정도로 낮아졌다.
동작을 멈추는 속임수가 실패할 경우 갑오징어가 쓸 수 있는 최후의 방어는 먹물을 내뿜고 외투와 관으로 강하게 물을 내뿜어 총알같이 달아나는 것이다. 이런 행동을 할 경우 방출되는 전기장 신호는 휴식 상태의 전기장보다 네 배나 높다는 것을 비도어가 밝혀냈다.
“물을 내뿜고 달아나는 것은 최후의 수단입니다.” 비도어의 말이다. 실제로 플로리다에서 야생 상태로 잡힌 시험용 상어들은 갑오징어가 물을 내뿜고 달아나면서 발생시키는 전류에 흥분했으며 갑오징어가 발사하는 먹물의 맛에 이끌리는 것으로 보였다.
이번 연구는 영국 왕립학회보 B 의 12월 2일 판에 실렸다.
참고문헌
Freezing behaviour facilitates bioelectric crypsis in cuttlefish faced with predation risk, Proceedings of the Royal Society B: Biological Sciences, rspb.royalsocietypublishing.org/lookup/doi/10.1098/rspb.2015.1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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