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데일리] 35억년 전의 지구에도 생명은 살았다. 그런데 당시 생명이 간신히 생존하고 있었을까, 아니면 번성하고 있었을까? 도쿄 공업대학의 지구-생명과학 연구소의 연구자들이 주도한 새로운 연구에서 이 질문에 대한 새로운 답을 제시한다. 수십억년 간의 황 동위원소 비율에 기록되어 있는 미생물의 대사가 이번 연구의 예측과 일치하는 것을 보면 고대의 해양에서도 생명은 번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 데이터를 이용하여 과학자들은 지화학적 기록과 세포의 상태 및 생태의 관계를 더욱 깊이 연결시킬 수 있게 되었다.
황 안정동위원소를 이용하여 고대 미생물의 대사를 이해하려는 과학자들의 노력
(2019년 2월 8일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 번역)
정보출처: 도쿄 공업대학

황산염을 호흡하는 미생물 세포의 전자현미경 사진. Credit: Guy Perkins and Mark Ellisman, National Center for Microscopy and Imaging Research
35억년 전의 지구에도 생명은 살았다. 그런데 당시 생명이 간신히 생존하고 있었을까, 아니면 번성하고 있었을까? 도쿄 공업대학의 지구-생명과학 연구소의 연구자들이 주도한 새로운 연구에서 이 질문에 대한 새로운 답을 제시한다. 수십억년 간의 황 동위원소 비율에 기록되어 있는 미생물의 대사가 이번 연구의 예측과 일치하는 것을 보면 고대의 해양에서도 생명은 번성하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 이 데이터를 이용하여 과학자들은 지화학적 기록과 세포의 상태 및 생태의 관계를 더욱 깊이 연결시킬 수 있게 되었다.
과학자들은 지구상의 생명이 얼마나 오래 존재해왔는지를 알고 싶어 한다. 만일 생명이 행성만큼이나 오랫동안 존재해 왔다고 한다면 생명의 기원은 쉽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고 우주 전체로 보아 생명이 흔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만일 생명의 기원에 긴 시간이 걸린다면 생명이 생겨나기 위해 매우 특별한 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세계 전역의 박물관에서 그 뼈를 볼 수 있는 공룡이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은 그 이전 수십억년 동안 미생물이 존재해 왔기 때문이다. 오래된 지질학적 기록에 미생물의 존재를 보여주는 물리적 증거가 일부 남아있긴 하지만 보통 미생물은 화석으로 잘 남지 않는다. 그래서 과학자들은 지질학 기록에 생명이 존재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 다른 방법을 사용한다.
지구 상에 미생물이 존재했다는 가장 오래된 증거는 안정동위원소의 형태를 띤다. 주기율표에 나열되어 있는 화학 원소들은 핵에 있는 양성자의 수로 정의된다. 예를 들면 수소 원자는 양성자 하나, 헬륨 원자는 양성자 두 개, 탄소 원자는 양성자 여섯 개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원자핵에는 양성자 외에 중성자가 존재하고 있는데 중성자는 양성자만큼 무겁지만 전하를 가지고 있지 않다. 동일한 개수의 양성자를 가지고 있지만 서로 다른 개수의 중성자를 가지고 있는 원자를 동위원소라고 한다. 많은 동위원소들은 방사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붕괴하여 다른 원소가 되지만 어떤 동위원소는 그런 반응을 거치지 않는다. 이런 원소들은 “안정” 동위원소라고 한다. 예를 들면 탄소의 안정동위원소에는 탄소 12 (12C 로 표기하고 여섯 개의 양성자와 여섯 개의 중성자를 가지고 있다) 와 탄소 13 (13C 여섯 개의 양성자와 일곱 개의 중성자) 이 있다.
인류를 포함하여 모든 살아있는 존재는 “먹고 배설한다.” 다시 말해 생명체는 음식을 섭취하고 노폐물을 배출한다. 미생물은 종종 주위환경에 존재하고 있는 단순한 화합물을 섭취한다. 예를 들면 어떤 미생물은 이산화탄소(CO2) 를 탄소원으로 이용하여 세포를 만들어낼 수 있다.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이산화탄소에서 12C 와 13C 의 비율은 거의 일정하다. 하지만 12C 가 들어있는 이산화탄소는 13C 가 들어있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2% 가벼워서 12C로 구성된 이산화탄소 분자는 약간 빨리 확산 및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미생물은 12C 를 13C 보다 많이 함유하여 “동위원소때문에 가볍게” 되고, 이들이 죽어 화석 기록에 흔적을 남길 때 이들의 안정동위원소 비율이 그대로 남으며, 그 비율은 측정가능하다. 미생물의 종류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만들어내는 동위원소의 조성, 혹은 “흔적” 은 독특하기 때문에 미생물의 종류를 특정할 수 있게 된다.
탄소 외에도 생명에게 필수적인 화학 원소들이 있다. 예를 들면 16개의 양성자를 가지고 있는 황은 32S (16 개의 중성자), 33S (17 개의 중성자), 그리고 34S (18 개의 중성자) 이렇게 세 종류의 자연적인 안정 동위원소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생물이 남기는 황 동위원소 패턴은 황을 포함하고 있는 화합물에 기반한 생물학적 대사의 역사를 35억년 전부터 기록해 왔다. 이전에 수백 건의 연구가 고대 및 현대의 황산염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황 화합물로 황이 네 개의 산소 원자와 결합한 것) 으로부터 만들어지는 황 동위원소 비율의 큰 변화를 조사해 왔다. 많은 미생물들이 황산염을 연료로 사용하고 그 과정에서 다른 종류의 황 화합물인 황화물을 배설한다. 오래전에 살던 미생물의 대사에서 만들어진 “노폐” 황화물은 지질학적 기록에 저장되고 그 동위원소 비율은 FeS2 광물인 황철석과 같은 광물을 분석하여 측정할 수 있다.
이번 연구에서는 미생물의 황 대사에서 주된 생물학적 제어 단계를 밝혔으며, 어떤 세포의 상태가 어떤 종류의 황 동위원소 분별로 이어지는지를 분명하게 했다. 이를 통해 과학자들은 대사를 동위원소와 연결지을 수 있게 되었다. 대사가 어떻게 동위원소 비율을 바꾸는지 알게 됨으로서 과학자들은 유기체가 어떤 동위원소 흔적을 남기는지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연구는 오래전의 생명이 얼마나 왕성하게 대사를 하는지에 대한 최초의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30억년 이상 황 동위원소 비율에 기록되어 있는 미생물의 황산화물 대사는 이번 연구의 예측과 잘 맞아 떨어지며 이는 고대의 바다에서 생명이 번성하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새로운 연구 분야를 열고 있으며 ELSI 의 부교수인 션 맥글린은 이것을 “진화 동위원소 효소학” 이라고 부른다. 이런 종류의 자료를 이용하여 과학자들은 다른 원소, 예를 들면 탄소나 질소 쪽으로 연구를 진행시킬 수 있게 되었으며 지구의 역사와 효소의 진화를 이해함으로써 지화학적 기록을 세포의 상태와 생태와 더 온전히 연결시킬 수 있게 되었다.
참고문헌
Min Sub Sim, Hideaki Ogata, Wolfgang Lubitz, Jess F. Adkins, Alex L. Sessions, Victoria J. Orphan, Shawn E. McGlynn. Role of APS reductase in biogeochemical sulfur isotope fractionation. Nature Communications, 2019; 10 (1) DOI: 10.1038/s41467-018-07878-4
역주: 보도자료는 도쿄공업대학에서 냈지만 논문의 제1저자가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의 심민섭 교수인 것이 눈에 띄어 번역해 보았습니다. 검색해보니 동아사이언스에서 관련 내용을 보도한 적이 있네요. http://dongascience.donga.com/news.php?idx=26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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