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데일리] 악명 높은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가까운 관계이긴 하지만, 칠레에서 발견된 새로운 계통의 공룡은 식물을 먹었던 것으로 보여 진화의 지그소퍼즐로 여겨지고 있다. 칠레사우루스는 상대적으로 작은 두개골,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같은 두 개의 손가락, 그리고 원시적인 긴 목 공룡 (용각류) 과 비슷하게 생긴 발을 가지고 있었다.
(2015년 4월 27일 Science Daily 기사 번역)
정보출처: 버밍엄 대학
악명 높은 육식공룡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와 가까운 관계이긴 하지만, 칠레에서 발견된 새로운 계통의 공룡은 식물을 먹었던 것으로 보여 진화의 지그소퍼즐로 여겨지고 있다.
고생물학자들은 칠레사우루스 디에고수아레지 (Chilesaurus diegosuarezi) 를 ‘오리너구리’ 공룡이라고 부르고 있다. 기묘하게도 서로 다른 여러 공룡 그룹의 특징들을 함께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칠레사우루스는 상대적으로 작은 두개골을 가지고 있으며 손에는 티라노사우루스 렉스처럼 두 개의 손가락만이 있고, 발은 원시적인 긴 목 공룡 (즉 용각류) 의 발처럼 생겼다.
칠레사우루스 디에고수아레지는 수각류 공룡에 속한다. 수각류는 유명한 육식공룡들인 벨로키랍토르, 카르노타우루스, 그리고 티라노사우루스 등을 포함하고 있으며 이들 중 일부가 오늘날의 새로 진화했다. 지금까지 초식성 수각류 공룡은 새와 가까운 종류에서만 알려져 있었으나 칠레사우루스는 초식을 하는 성향이 이전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일찍 나타났다는 것을 보여준다.
칠레사우루스 디에고수아레지의 속명은 화석이 발견된 나라인 칠레의 이름에서 딴 것이고, 종명은 화석을 발견한 일곱살바기 소년 디에고 수아레즈의 이름을 기념한 것이다. 디에고 수아레즈는 이 화석을 칠레 파타고니아의 남부 아이센에 위치해 있고, 시대적으로는 쥐라기 말기, 약 1억4500만년 전에 퇴적된 지층인 토키 층 (Toqui Formation) 에서 발견했다.
디에고는 안데스 산맥의 형성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칠레 파타고니아의 암석을 연구하던 칠레의 지질학자들이자 디에고의 부모인 마누엘 수아레즈와 리타 델라 크루즈와 함께 이 지역에 있었다. 디에고는 여자형제인 마카레나와 함께 예쁜 돌을 찾던 중에 화석과 맞닥뜨렸다.
여러 공룡들의 특징을 한꺼번에 가지고 있는 칠레사우루스의 형태 때문에 디에고는 처음에 여러 종류의 공룡을 찾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디에고의 첫 발견 이후 열 개가 넘는 칠레사우루스의 표본이 발굴되었고, 그 중에는 네 개의 완전한 골격도 포함되어 있었다. 완전한 공룡의 골격이 칠레의 쥐라기 지층에서 발견된 것은 처음이다. 칠레사우루스는 확실히 서로 다른 여러 공룡의 해부학적 특징들을 같이 가지고 있었다.
표본들은 대부분 칠면조 정도의 크기지만 몇몇 따로 떨어져 있는 뼈를 보면 칠레사우루스의 최대 몸길이는 약 3 미터 정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칠레와 아르헨티나, 그리고 버밍엄 대학의 고생물학자들 및 디에고의 부모가 이 골격을 연구했고, 이들의 발견은 4월 27일자 네이처 지에 발표되었다.
칠레사우루스가 보여주고 있는 또 다른 공룡 그룹들의 특징으로는, 쥐라기의 수각류인 알로사우루스와 비슷하게 강건한 앞다리가 있는데, 같은 수각류인 벨로키랍토르처럼 날카로운 발톱을 가지고 있지는 않고 손에는 뭉툭한 손가락 두 개만이 자리잡고 있다. 칠레사우루스의 골반은 조반류 공룡을 닮았으나 칠레사우루스는 이와는 다른 공룡의 큰 분류인 용반류로 분류된다.
칠레사우루스 몸의 서로 다른 부분들은 특정한 식성이나 생활방식에 적응되어 있어 다른 공룡 그룹을 닮아 있는 것이다. 그렇게 서로 다른 여러 공룡 그룹과 닮은 습성을 가지고 있었던 결과로 칠레사우루스 몸의 여러 영역은 서로 관계가 없는 여러 그룹의 공룡들을 닮도록 진화해왔다. 이런 현상을 수렴진화라고 부른다.
칠레사우루스는 알려져 있는 생명의 역사에서 가장 극단적인 모자이크 수렴진화의 예를 보여 준다. 칠레사우루스의 이빨은 원시적인 긴 목 공룡, 즉 원시 용각류의 이빨과 비슷한데, 이들 두 계통의 공룡이 수백만년 동안 비슷한 식성을 보이면서 선택되어 왔기 때문이다.
버밍엄 대학 지리및지구환경과학부의 연구자인 마틴 에즈쿠라는 이렇게 말한다. “칠레사우루스는 ‘오리너구리’ 공룡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모자이크 수렴진화 때문에 몸의 여러 다른 부분이 여러 다른 공룡 그룹의 특징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공룡 몸의 한 부분, 혹은 여러 부분이 서로 관계없는 다른 종의 모습을 닮게 되는데, 비슷한 생활방식과 진화적인 선택압 때문입니다. 칠레사우루스는 오랜 시간에 걸쳐 진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보여주는 좋은 예이며 생물의 역사에 기록된 것 중 가장 흥미로운 수렴진화의 예 중 하나입니다.”
“칠레사우루스는 주요 공룡 그룹들의 초기 다양화에 대해 얼마나 많은 것이 전혀 알려져 있지 않은지를 보여줍니다. 이번 연구가 고생물학자들로 하여금 향후 단편적이거나 홀로 떨어져 있는 공룡의 뼈를 감정하려고 할 때 더 주의를 기울일 수밖에 없게 만들 겁니다. 칠레사우루스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수렴진화가 일어난 경우라면 그런 증거 때문에 잘못된 연관관계를 상정하게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이 연구를 이끈 아르헨티나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위치한 베르나르디노 리바다비아 자연과학 박물관의 페르난도 노바스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칠레사우루스는 칠레의 쥐라기 지층에서 발견된 최초의 완전한 공룡입니다. 남반구에서 발견된 수각류 공룡들 중 가장 완전하고 해부학적으로 정확하게 기록되었죠. 북아메리카와 아시아에서 초식성 수각류 공룡이 이미 보고된 적이 있지만 남쪽 대륙에서 그런 특징을 가진 수각류가 발견된 것은 처음입니다.”
“칠레사우루스는 칠레에서만 발견된 기묘한 초식성 공룡입니다. 하지만 토키 층에서 칠레사우루스의 뼈와 골격이 반복해서 발견된 것을 보면 칠레사우루스가 파나고니아 남서부의 1억4500만년 전에 가장 풍부한 공룡이었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참고문헌
Fernando E. Novas, Leonardo Salgado, Manuel Suarez, Federico L. Agnolin, Martin D. Ezcurra, Nicolas R. Chimento, Rita de la Cruz, Marcelo P. Isasi, Alexander O. Vargas, David Rubilar-Rogers. An enigmatic plant-eating theropod from the Late Jurassic period of Chile. Nature, 2015; DOI: 10.1038/nature1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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