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데일리] 여러 그룹의 보노보들이 음식을 얻기 위해 복잡한 행동을 수행하는 것을 생물학자들이 기록했다. 이런 행동은 지금까지 오래 전의 전-인류(pre-humans) 만이 가지고 있던 진화적 이점이라고 간주되어 왔다.
(2015년 11월 30일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 번역)
정보출처: 하이파 대학
과학 연구 사상 최초로 보노보 (침팬지의 자매 격인 동물) 가 지금까지 고대의 전-인류 (pre-human) 사람아과 종 및 여타 사람 속의 일원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특징으로 간주되던 것과 비슷하게 복잡한 방식으로 농경사회 이전의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 관찰되었다. 여러 발견들 가운데 한 보노보가 사회적인 상황에서 공격과 방어를 하기 위해 창을 만들고 이용하는 것이 최초로 관찰되었다. “보노보와 침팬지의 고유한 능력 및 잠재력과을 연구할 때 우리가 인간으로써 가지게 되는 문화적 장애 (편견) 가 이번 연구로 인해 깨지게 될 것이라고 믿습니다.” 이스라엘 국립 과학 및 인문학 아카데미의 아담스 펠로우십 수령자로 이번 연구를 수행한 하이파 대학 진화연구소의 이타이 로프만의 말이다.
재미있게도 보노보들은 자매 격인 침팬지보다 덜 복잡하다고 간주되어 왔다. 침팬지들은 자연 상태에서 땅 속의 덩이줄기를 캐내고 흰개미 둥지와 벌집 안쪽에 접근하기 위해 나뭇가지를 이용하는 것이 관찰되어 왔다. 침팬지들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다양성의 일부를 살펴보면 이들은 망치와 모루를 이용해 견과류를 깨뜨리는 것은 물론 나무 속 빈 공간에 숨은 작은 원원류를 사냥하기 위해 나뭇가지로 창을 만들기도 하는 것이 기록되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보노보는 사회적인 종으로 활발한 성적 행위를 벌이지만 자연 상태에서 도구를 이용하는 것이 관찰된 적은 없다. 로프만의 박사학위 논문에서는 (하이파 대학의 교수 에비아타르 네보와 아브라함 로넨의 지도 하에) 침팬지와 보노보들 사이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전-인류/사람 속의 특징들을 조사했다. 3년 전, 로프만은 두 마리의 보노보가 자연 상태에서 접근이 불가능한 음식을 얻기 위해 초기 사람 속이 이용했을 것 같은 여러 종류의 석기를 만들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을 보였다. 이 두 마리의 보노보 — 유명한 한배새끼인 칸지와 판-바니샤 — 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자라났고 컴퓨터 상에서 영어 렉시그램 상징을 이용해 의사소통하는 방법을 배워 사람들과 충분히 이성적인 대화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미국 체질인류학 저널 (American Journal of Physical Anthropology)’ 에 실린 이번 연구에서 로프만은 보호구역이나 동물원에 사는 다른 보노보들이 복잡한 일련의 행동을 통해 먹이를 추출하는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조사했다. 이 연구에는 독일 부퍼탈 동물원에서 완전히 갇힌 상태로 사는 보노보 여덟 마리로 이루어진 그룹과 미국 아이오와 보노보 희망 보호구역 (Bonobo Hope santuary) 에서 숲에도 접근할 수 있고 문화적으로 풍요로운 조건에서 사는 일곱 마리 보노보 (칸지와 판-바니샤가 포함된다) 로 이루어진 그룹이 대상이었다. 두 그룹 모두에게 비슷한 형태의 자연에서 있음직한 과제가 제시되었다. 땅 속 깊이 묻혀 있는 먹이 (여러 크기의 돌로 이루어진 층이 위를 덮고 있었다), 큰 우제류 뼈의 안에 있는 먹이 (말린 과일이나 가짜 골수 등으로 채워져 있었다), 또는 작은 콘크리트 캡슐 안에 숨겨진 먹이를 꺼내는 과제였다. 연구자들은 각각의 과제 옆에 돌을 비롯해 여러 가지 천연 재료, 예를 들면 여러 크기의 나뭇가지나 사슴 뿔 등을 놓아 두었다.
며칠 이내에 보호구역의 보노보들은 과제에 적합한 도구를 준비하여 신중하게 계획된 방식으로 이용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이들은 땅 속에 묻힌 먹이를 꺼내기 위해서 여러 단계 (특정한 행동의 연쇄) 로 도구들을 사용해서 작업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들은 먼저 손과 나뭇가지를 이용해 층을 이루고 있는 돌을 제거했다. 사슴뿔을 갈퀴처럼 이용하기도 했다. 흙으로 이루어진 층에 도달하자 이들은 짧은 나뭇가지를 단검이나 이쑤시개처럼 이용해 흙에 구멍을 냈다. 그리고 이들은 큰 나뭇가지를 삽이나 가래처럼, 사슴뿔을 송곳이나 곡괭이처럼 이용하여 구멍을 넓고 깊게 팠다. 마지막으로 보노보들은 긴 나뭇가지를 장대와 지렛대로 이용해 먹이를 꺼냈다. 이들은 또 돌과 사슴뿔을 망치처럼 이용해 우제류의 뼈나 콘크리트 캡슐을 깨트렸다. 동물원에 살던 보노보들 역시 먹이를 꺼내는 과제를 수행할 수 있었지만 이 단계에 도달하기까지는 한 달이 걸렸다. 동물원 보노보들은 임무 수행에 성공하는 경우가 훨씬 적었고 이들의 임무 수행 결과는 보호구역 보노보들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었다.
오래 전에 살았던 전-인류 (사람 속의 여러 종들) 를 제외한 다른 종의 유인원이 파란트로푸스가 사용했음직한 전략의 도움을 얻어 농경시대 이전의 고대 도구들을 능숙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증거를 최초로 얻은 것이다. 로프만의 설명이다. “남아프리카의 사람아과 속인 파란트로푸스가 살던 동굴에서는 땅을 파는 도구로 사용했던 흔적이 남아 있는 뿔심과 뼈들이 발견되었습니다. 그리고 네안데르탈인과 크로마농인이 살았던 유럽의 동굴들에서 발견되는 넙다리뼈가 부러진 형태를 보면 보노보 판-바니샤가 넙다리뼈를 부러뜨린 방식과 동일하게 부러졌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보노보들은 일단 그렇게 행동할 만한 동기가 있으면 고대의 전-인류가 했던 행동과 유사한 능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침팬지와 보노보가 유전적으로 우리의 자매종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논리적인 결과죠.”
로프만은 이러한 발견에서부터 진화적인 함의로 나아간다. 로프만은 파란트로푸스가 제한된 자원을 가진 다양한 서식지의 사바나 환경에서 2백만 년에서 1백만 년 전에 살았다는 것을 지적한다. 인지 및 문화적 능력으로 인해 이들은 음식을 얻기 위해 생존 전략을 만들어내고 발전시킬 수 있었다. 그에 따라 이들은 진화적 이점을 가지고 다른 사람아과 종들과 함께 살아남아 다양해지고 결국 현생 인류가 된 호모 사피엔스로 발전할 수 있었다. 이번 실험에서 보노보들은 자원이 부족한 지역에서 살고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만일 이런 조건 (좋아하는 먹이를 얻기 위해 노력을 해야 하는 조건) 을 조성해 준다면 이들도 지금까지 초기 사람 속, 혹은 사람아과 조상들만이 할 수 있는 것으로 간주되어왔던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음을 증명해주었다. “지금까지는 자연 상태에서 살고 있는 보노보 몇몇 그룹만이 연구되었을 뿐입니다.” 로프만의 설명이다. “이들 그룹은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 살고 있으며 이전의 연구들은 그러한 특수 상황에 기반해 종 전체에 대한 결론을 이끌어 냈습니다.”
로프만에게는 보호구역의 보노보와 동물원의 보노보 사이에서 볼 수 있었던 큰 차이의 원인 역시 분명해 보인다. 동물원은 자연서식지에 가까운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사람아과와 비슷한 잠재능력을 발달시키지 못했던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물원 그룹의 한 보노보는 특별한 성취를 이루었다. 우두머리 암컷 에자는 특히 긴 막대를 택해 손질한 후 (작은 가지와 껍질을 제거했다) 자신의 이빨로 갈아내 “창” 을 만들었다. 로프만이 접근할 때마다 에자는 철창 사이로 창을 내밀어 로프만을 공격하려고 했다. “창” 을 이용하여 나무 구멍 속의 먹이를 사냥하는 침팬지들은 관찰된 적이 있지만 공격과 방어라는 사회적인 맥락에서 그렇게 하는 것은 관찰된 적이 없다. 로프만은 왜 이런 행동이 동물원에서 관찰되었는지에 대한 이론을 제시했다. “이곳의 조건이 스트레스를 풀어주기 위해 개인적으로 직접 접촉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기 때문에 이들과 유대감을 형성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보호구역의 보노보들과 환상적인 유대감을 가질 수 있었던 것과 대조적이죠. 동물원의 보노보들에게 저는 사생활을 침해하고 자신들을 스토킹하는 무단침입자였던 것입니다. 평화적이고 사랑이 넘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종들 조차 어떻게 해서 감금이라는 사회적 맥락에서 인간을 못 믿게 되면서 공격적이고 의심이 많게 변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로프만의 결론이다.
참고문헌
Itai Roffman, Sue Savage-Rumbaugh, Elizabeth Rubert-Pugh, André Stadler, Avraham Ronen, Eviatar Nevo. Preparation and use of varied natural tools for extractive foraging by bonobos (Pan Paniscus). American Journal of Physical Anthropology, 2015; 158 (1): 78 DOI: 10.1002/ajpa.227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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