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 이번 발견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공룡의 수컷과 암컷이 다르게 생겼으며 아마 새와 비슷한 짝짓기 의식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2015년 4월 22일 가디언 기사 번역)

불행히도 이번 발견은 런던의 자연사박물관에 있는 스테고사우루스 표본인 소피의 성에 대해서는 말해주고 있지 않다. 소피는 연구 대상이 되었던 스테고사우루스와는 다른 종에 속하기 때문이다.* Photograph: John Stillwell/PA
한나 데블린, 과학 통신원
@hannahdev
과학자들이 알아낸 바에 의하면 수컷 스테고사우루스는 등에 반원형의 골판을 가지고 암컷의 시선을 끌었으며 암컷은 날카로운 골판으로 포식자의 접근을 막았을 것이다.
이번 발견은 지금까지 알려진 것 중 공룡의 수컷과 암컷이 다르게 생겼으며 아마 현생 조류와 비슷한 짝짓기 의식이 있었을지 모른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다.
“성적이형성이 있는 경우 수컷은 과시하는 습성을 가집니다. 공룡의 행동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가져다 주는 거죠.” 이번 연구를 수행한 브리스톨 대학의 석사과정 학생 에반 사이타의 말이다.
스테고사우루스는 대형 초식공룡으로 약 1억5000만년 전에 살았으며 등에 서로 엇갈려서 솟아 있는 두 줄의 골판으로 유명하다.
사이타는 몬태나 중부의 스테고사우루스 “공동묘지”에서 발견된 최소 다섯 개체의 골격과 다른 곳에서 발견된 최소한 여섯 개체의 골판을 이용해 골판 모양에 대한 해부학적 조사를 수행했다.
분석 결과에 의하면 어떤 개체들는 길고 날카로운 골판을 가지고 있었고 다른 개체들은 넓고 둥글게 생겨 표면적이 45%까지 더 넓은 골판을 가지고 있었다.
과학자들은 수컷이건 암컷이건 어떤 개체들이 다른 개체들보다 그저 더 뾰족한 골판을 가지고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했다.
“관찰된 40 개의 골판은 중간 형태 없이 두 개의 범주로 구분할 수 있었습니다.” 사이타의 말이다. “넓은 골판과 뾰족한 골판이 뚜렷하게 구분되었죠. 만일 골판의 모양이 정규분포를 따르는 것이었다면 골판 형태의 분포가 종 모양의 곡선을 이루었을 겁니다.”
화석 채취장소에서 발견된 다른 뼈들을 분석한 결과 전체 골격은 해부학적으로 매우 유사했기 때문에 저자들은 이것이 서로 다른 종에 속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었다고 한다.
골판 형태의 차이가 암-수의 차이라는 것을 확신하고 나서 남은 질문은 어느 쪽이 암컷이고 어느 쪽이 수컷인가 하는 것이었다. “결정적인 증거를 찾을 수 없었기 때문에 직관에 따라야 했습니다.” 사이타의 말이다.
연구자들은 “핸디캡 가설”을 따라 더 크고 넓은 것이 수컷의 골판이라고 보았다. 핸디캡 가설은 수컷이 자신이 진화적으로 적합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거추장스러운 것을 몸에 달고 다닌다는 것이다. “보통 수컷이 몸의 장식을 크게 만드는 데 에너지를 더 많이 투자하게 됩니다.” 사이타의 말이다. “등에 늘어선 골판이 넓으면 광고판처럼 보이리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길고 뾰족한 골판은 어쩌면 암컷이 포식자를 물리치는 데 사용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이번 발견은 런던의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는 스테고사우루스 표본인 소피의 성에 대해서는 알려주지 않는데, 소피는 이번 연구에 사용된 스테고사우루스와는 다른 종에 속하기 때문이다.*
사이타의 논문은 학술지 PLOS One 에 실렸다.
* 역주: 원문에는 다른 “아종” 이라고 되어 있으나 현재 분류 상으로는 다른 “종” 이라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연구에 사용된 스테고사우루스는 스테고사우루스 므조시 (Stegosaurus mjosi), 런던 자연사박물관에 전시된 소피는 스테고사우루스 스테놉스 (Stegosaurus stenops) 이기 때문. 좀 더 자세히 보자면, 스테고사우루스 므조시는 원래 헤스페로사우루스 므조시 (Hesperosaurus mjosi) 로 명명되었다가 후에 스테고사우루스 속으로 재분류되었으나 이것에 동의하지 않는 학자들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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