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한 영국 대학원생이 스테고사우루스의 암컷과 수컷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이번 연구의 방법론은 물론 연구윤리적인 측면까지 비판하고 있다.
(2015년 4월 22일 사이언스 기사 번역)
앵거스 첸 (Angus Chen)
한 영국 대학원생이 스테고사우루스의 암컷과 수컷을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았다고 한다. 하지만 비평가들은 이번 연구의 방법론은 물론 연구윤리적인 측면까지 비판하고 있다. “만일 내가 심사했다면 여러 가지 이유를 들어 이 논문을 거절했을 겁니다.” 캘리포니아 대학 버클리 분교의 고생물학자인 케빈 페이디언의 말이다.
이번 연구는 저자인 에반 사이타가 고등학생 시절이던 2009년 몬태나의 발굴지에서 공룡 뼈 캐내는 것을 돕는 자원봉사자로 일하면서 시작되었다. 그 이후 수 년 동안 사이타는 – 현재는 영국 브리스톨 대학교 대학원에 재학 중이다 – 다섯 개체의 스테고사우루스 골격을 발굴하면서 이들의 등에 튀어 나와있는 골판에서 특이한 점을 발견했다. 스테고사우루스 므조시 (Stegosaurus mjosi) 라는 이 종의 골판의 모양은 대부분 넓은 타원형이었다. 사이타의 말로는 “둥글고 넓은 골판도 있었지만 그 반대로 길고 좁은 골판도 있었습니다. 생각지도 못한 발견이었죠.”
사이타가 프린스턴 대학에서 학부 과정을 공부하면서 세계 곳곳의 스테고사우루스 화석을 연구하자 비슷한 패턴이 보였다. 어떤 개체의 골격은 넓은 골판을 가지고 있었고 어떤 개체들은 좁은 골판을 가지고 있었다. 몬태나에서 발굴한 골판들이 이런 두 가지 형태로 반씩 나뉜다는 것을 깨닫고 사이타는 이 차이가 무스의 뿔처럼 암컷과 수컷을 나타내는 것이 아닌지 궁금해 하기 시작했다.
자신의 가설을 증명하기 위해 사이타는 다른 가능성들을 제거해 나가기 시작했다.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은 스테고사우루스가 자라면서 골판의 모양이 바뀌어 성별보다는 나이에 영향을 더 받는다는 것이었다. 뼈 조직을 현미경으로 관찰하여 사이타는 두 형태의 골판 모두 성장이 끝난 것임을 확인했다. 이것을 근거로 해 사이타는 PLOS One 에 골판으로 스테고사우루스의 성별을 구분할 수 있다는 주장을 담은 논문을 발표했다. 다른 공룡들의 장식에 해당하는 특징들 역시 성별을 구분하는 것일 수 있다고 사이타는 말한다.
하지만 페이디언은 사이타가 뼈 조직의 특징들을 잘못 보았다고 말한다. “해당 개체의 성장이 끝났다는 증거가 없습니다.” 페이디안의 말이다. 또 사이타의 골편들이 마구 뒤섞여 있는 뼈 더미에서 온 것이기 때문에 다른 뼈, 예를 들면 넙다리뼈를 보고서 골편의 주인인 공룡이 성체일 때 죽었는지 아니면 어릴 때 죽었는지를 알 수 없다고 페이디안은 말한다. “사이타가 다른 가설들을 생각해 보았다는 것은 매우 훌륭합니다.” 페이디안의 말이다.“ 하지만 다른 가설들을 검증해 보기에는 사이타가 제시한 자료들이 충분치 않습니다.”
다른 비평가들 역시 이번 연구의 방법론에 의문을 제기한다. 예를 들면, 사이타는 발굴지에서 파낸 뼈 더미를 정리하기 위해 스위스의 아탈 공룡 박물관에 소장된 스테고사우루스 골격을 참고했다. 그러나 유타 주립대학의 고생물학자인 켄 카펜터는 스위스의 표본들 중 많은 수가 완전한 표본이 아니라고 말한다. 카펜터에 의하면 이들 공룡의 골판들은 대부분 발견되지 않았기 때문에 다른 공룡에서 복제한 골판을 이용했다고 한다. 그러므로 S. mjosi 는 둥글고 큰 골판과 길고 가는 골판을 한 개체의 등에서 서로 다른 위치에 가지고 있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런 형태의 화석도 발견된 적이 있으며 사이타는 그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고 카펜터는 말한다. “사이타가 하고 있는 작업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냅니다.” 카펜터의 말이다.“ 하지만 사이타는 분명하지 않은 증거에 기반해 주장을 쌓아올리고 있습니다.”
사이타는 아탈 공룡 박물관의 복원된 골격에 대해 알고 있지만 자신의 가설을 지지하기에 충분한 양의 골판이 각각의 스테고사우루스로부터 발견되었다고 말한다. 뼈 조직 슬라이드에 대해서 사이타는 자신의 해석을 옹호했다. “기존에 알려진 뼈 조직의 사진과 제 논문에 실린 뼈 조직의 사진들을 비교해보고 얼마나 비슷한지만 살펴보면 됩니다.” 사이타의 말이다.
페이디안을 비롯해 여러 비평가들은 몬태나에서 사이타가 발굴한 뼈의 문제점도 지적한다. 이 뼈들이 주디스 리버 공룡 연구소라는 회사의 책임자이자 상업적 화석 수집가인 네이트 머피의 소유라는 것이다. “이 표본은 개인 소유 표본들이고 고생물학자들의 직업윤리는 개인 소유 표본들로 논문을 쓰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페이디안의 말이다.
일부 고생물학자들은 개인 소유로 되어 있는 화석이 경매에 나와 최고가를 지불하는 사람에게 팔려 과학자들이 접근할 수 없도록 사라지는 것을 우려한다. 다른 개인 소유의 화석들도 똑같은 논쟁에 맞닥뜨리곤 했다.
“그들이 스스로를 주디스 리버 공룡 연구소라고 부르든 어쩌든 마찬가지입니다.” 페이디안의 말이다. “그 표본들은 공공에게 신탁된 것이 아닙니다.”
하지만 사이타는 공룡 뼈를 누가 소유하고 있는가 하는 것보다 그것을 연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 스테고사우루스 골격들에는 누구나 접근할 수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겁니다.” 사이타의 말이다. “사람들이 과학적인 부분에 더 집중해줬으면 좋겠네요.”
Science| DOI: 10.1126/science.aab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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