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된 인류의 사촌, 데니소바인의 DNA 가 치아에서 발견되다

[뉴욕타임스 – 칼 짐머] 시베리아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치아 화석에서 인류의 가계도로부터 사라진 가지, 데니소바인이라고 불리는 수수께끼에 싸인 인류 사촌의 DNA 가 추출되었다고 과학자들이 월요일 밝혔다.

(2015년 11월 16일 뉴욕타임스 기사 번역)

칼 짐머

시베리아의 한 동굴에서 발견된 치아 화석에서 인류의 가계도로부터 사라진 가지, 데니소바인이라고 불리는 수수께끼에 싸인 인류 사촌의 DNA 가 추출되었다고 과학자들이 월요일 밝혔다.

이들의 분석은 가장 오래된 데니소바인의 증거를 6만 년 더 이전으로 밀어내게 되었으며 데니소바인들이 수천 세대 동안 혹독한 기후에서도 번성할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 이 결과는 데니소바인이 현생 인류의 친척이지만 아직 과학자들이 발견하지는 못한 다른 고대 인류 종들과 교잡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도 알려주었다.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사람아과 종 유해의 일부인 데니소바 8 어금니. 연대측정 결과 11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제공: 벤스 비올라

시베리아에서 발견된 사람아과 종 유해의 일부인 데니소바 8 어금니. 연대측정 결과 11만 년 전의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제공: 벤스 비올라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는 않은 뉴욕대학의 고인류학자 토드 디소텔은 우리 종이 과거 수백만 년 동안 가까운 친척 종들과 공존했다는 증거가 갈수록 늘어나고 있으며 이번 논문으로 또 하나의 증거가 추가되었다고 말한다. 디소텔 박사에 따르면 세계는 “마치 미들어스 같았던 것입니다. 엘프와 난쟁이, 호빗과 오르크가 살던 곳이요.”

실제 지구에서는 “우리와 가까운 관계였던 사람아과 종들이 꽤나 많았던 겁니다.” 라고 디소텔 박사는 말한다.

데니소바인이라는 이름은 시베리아 남부의 알타이 산맥에 위치한, 뼈가 발견된 동굴의 이름을 따서 지어진 것이다. 매년 여름 러시아 과학아카데미의 아나톨리 데레비안코가 이끄는 러시아 과학자들 팀이 동굴을 탐사하고 수천 개의 뼈조각을 발굴하고 있다.

오늘 발표된 발견 이전에 데니소바인은 2008 년에 이 동굴에서 발견된 또하나의 치아, 그리고 손가락 뼈에서 추출한 DNA 로만 알려져 있었다. 분석에 따르면 이것은 최소한 5만 년 이상의 연대를 가진다.

2010년, 데레비안코 박사와 동료들은 뼈와 치아에서 추출한 유전물질이 같은 계통의 사람아과 종에 속한다고 보고했으며 이 종을 데니소바인이라고 명명했다.

사실상 연구에 사용할 뼈가 없었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데니소바인이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었는지 알아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데니소바인과 가장 가까운 관계였던 것은 네안데르탈인으로, 다부진 체격과 큰 뇌를 가지고 3만 년에서 4만 년 전에 유럽과 서아시아에서 커다란 동물들을 사냥하던 사람아과 종의 하나다.

과학자들은 인류 가계도에서 네안데르탈인과 데니소바인이 약 40만 년 전에 갈라졌다고 보고 있다.

최초의 발견 이후 러시아 연구자들은 데니소바 동굴에서 더 많은 뼈조각들을 골라내고 있다. 2013년에 과학자들은 이 동굴에서 유전체 전체를 재구성하기에 충분한 양의 DNA 를 보존하고 있는 네안데르탈인의 발가락을 발견했다고 보고했다.

최신의 데니소바인 DNA 는 2010 년에 발견된 치아에서 온 것이다. 독일 라이프치히에 위치한 막스플랑크 진화인류학 연구소의 스반테 페보와 동료들은 이 발견을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 (Proceedings of the National Academy of Sciences) 에 보고했다.

데니소바 8 이라고 불리는 새 치아에서는 많지 않은 양의 DNA 만을 추출할 수 있었지만 중요한 결론을 내리기에는 충분한 양이었다.

데니소바 8 은 이전에 발견된 유해보다 훨씬 오래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자들은 데니소바 8 이 약 11만 년 정도 된 것이라고 추정했다.

토론토 대학의 고인류학자이자 새 연구의 공저자인 벤스 비올라에 따르면 데니소바인들은 최소한 11만 년 전에서부터 5만 년 전까지 계속 이 동굴 부근에 살았거나, 아니면 이 지역에 최소한 두 번 거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인류 가계도에서 수수께끼에 쌓인 가지에 대한 증거가 발견된 시베리아 데니소바 동굴의 입구. 사진 제공: 벤스 비올라

인류 가계도에서 수수께끼에 쌓인 가지에 대한 증거가 발견된 시베리아 데니소바 동굴의 입구. 사진 제공: 벤스 비올라

이들이 시베리아에서 그렇게 오래 살아남은 것을 보면 지략이 뛰어났을 것이라고 비올라 박사는 말한다. “쾌적한 환경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비올라 박사의 지적이다.

비올라 박사와 동료들이 DNA 표본의 변이들을 세어나가던 중에 데니소반에 대해 아주 흥미로운 실마리를 또 하나 찾아냈다. 데니소바인들의 유해는 동굴 하나에서만 발견되었지만 유전적 다양성을 살펴보면 거의 현생 유럽인들만큼의 다양성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다.

“데니소바인에서 볼 수 있는 유전적 다양성은 스페인에서 알타이에 이르는 넓은 지역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들로부터 볼 수 있는 것보다 더 큽니다. 제가 보기에는 무척 놀라운 일입니다.” 비올라 박사의 말이다.

비올라 박사는 네안데르탈인들이 빙하기 동안 빙하 때문에 유럽 남부의 고립된 피난처에 갇혀 근친교배를 하게 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데니소바인들은 그와 달리 빙하에 덮이지 않은 아시아의 넓은 지역을 통해 남쪽으로 이주할 수 있었다.

데니소바인들이 시베리아의 동굴로부터 남쪽으로 멀리 이동했다는 것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단서는 현생 인류다. 데니소바인 DNA 조각이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뉴기니인, 그리고 폴리네시아인들에게서 발견된다. 이들의 조상은 아시아 남부로 처음 퍼지면서 데니소바인들과 교잡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데니소바 8 치아의 DNA 일부는 심지어 더 오래 전에 교잡이 있었다는 실마리도 주고 있다. 치아에서 발견된 유전물질의 대부분은 네안데르탈인과 가까운 관계를 보여주고 있지만 그 중 일부는 네안데르탈인이나 현생 인류의 DNA 와 아주 먼 관계인 것으로 보인다.

페보 박사가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이렇게 들어맞지 않는 DNA 를 설명하는 한 가지 가능한 방법은 데니소바인들이 아시아 어딘가에 살았던 또 다른 사람아과 종과 교잡했다는 것이다. 이 사람아과 종은 호모 에렉투스처럼 화석을 통해 이미 알려진 종일 수도 있다. 하지만 뼈가 발견된 적이 없는, 먼 관계의 종일 가능성 역시 있다.

“만일 당신이 5 년 전에 나보고 내가 나중에 화석이 발견되지 않은 사람아과 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을 거라고 말했다면 나는 아마 당신이 미쳤다고 생각했을 겁니다.” 디소텔 박사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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