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데일리] 앞다리는 짧고 뒷다리와 뒷발은 긴 날쥐는 캥거루와 생쥐 사이에서 태어난 것처럼 보이는 기묘한 신체비율을 가진 동물이다. 북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사막에 사는 이들 33 종의 설치류들이 지난 5,000만 년 동안 다섯 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네 다리로 걸었던 현생 생쥐와의 공통조상에서 세 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이족보행을 하는 날쥐가 되면서 독특한 다리를 진화시켜온 과정이 새로운 논문에 자세하게 기술되었다.
(2015년 10월 8일 사이언스 데일리 기사 번역)
정보출처: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고
앞다리는 짧고 뒷다리와 뒷발은 긴 날쥐는 캥거루와 생쥐 사이에서 태어난 것처럼 보이는 기묘한 신체비율을 가진 동물이다.
북아프리카와 아시아의 사막에 사는 이들 33 종의 설치류들이 지난 5,000만 년 동안 다섯 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네 다리로 걸었던 현생 생쥐와의 공통조상에서 세 개의 발가락을 가지고 이족보행을 하는 날쥐가 되면서 독특한 다리를 진화시켜온 과정이 이번 주 ‘커런트 바이올로지 (Current Biology)’ 에 실린 새로운 논문에 자세하게 기술되었다.
이번 연구 — 자연선택이 어떻게 날쥐 다리의 구조와 생체역학을 변형시켰는지 — 는 묘하게 생긴 이들 설치류의 다리와 발가락 발생의 진화에 대한 자세한 기술에 그치지 않는다. 골다공증과 사람 팔다리 발생 과정에서 생겨나는 기형을 치료하는 새로운 방법을 찾고 있는 의과학자들로 하여금 다리의 발생과 뼈의 재모델링을 을 제어하는 과정들을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을 제공해 주고 있다.
“사람의 태아가 윗팔뼈, 노뼈, 자뼈와 손가락 등을 형성하기 시작할 때 이 뼈들은 동일한 크기에서 시작하지만 각 뼈들은 발생 과정에서 성장률이 달라집니다.” 연구를 이끈 캘리포니아대학 샌디에고 생물학과의 조교수 킴벌리 쿠퍼의 설명이다. “어떻게 이 과정이 진행되는지, 어떻게 성장에 차이가 생겨 작은 뼈는 긴 뼈들보다 더 느린 속도로 더 짧은 기간동안만 자라게 되는지 우리는 아직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질문들에 답하기 위해 날쥐를 연구해 왔습니다. 날쥐는 생쥐와 매우 다른 골격 비율을 진화시켜와 길어진 뒷다리, 특히 긴 발을 가지고 있습니다. 특이한 비율의 몸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 사람을 비롯한 다른 척추동물에서 몸의 비율이 어떻게 확립되는지 그 기작을 이해할 수 있도록 보여주는 일종의 창문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5,000만 년 전 티벳 고원이 더 건조한 기후로 변화하여 소형 설치류가 숨기 좋은 식생이 감소하고 씨앗을 비롯하여 기타 식물성 먹이를 찾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게 되면서 날쥐가 진화했다고 보고 있다.
“날쥐가 가진 유리한 점 하나는 이들이 두 다리로 움직이기 때문에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있고 포식자를 피하기 쉬웠다는 것입니다.” 쿠퍼의 말이다. “날쥐는 재빠르게 방향을 바꿀 수 있고 한 번 뛰어오를 때 거리로는 2미터, 공중으로는 1 미터 높이까지 뛸 수 있습니다.”
뒷다리가 길어지고 발의 근육량과 발가락 수가 줄어들는 것과 동시에 뒷발의 긴 뼈들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날쥐는 역학적으로 볼 때 달리기 선수로 더 효율적인 형태로 진화했다. 다리 끝부분의 무게를 줄여 다리를 휘두를 때 부담을 줄임으로써 음식이나 숨을 곳을 찾아 사막을 건너 멀리 이동할 수 있게 되었다.
“말이 진화한 과정과 비교해 보면 좋습니다.” 쿠퍼의 설명이다. “말의 경우 발가락이 없어졌고 발근육도 줄어들었으며 다리가 길쭉해졌습니다. 이런 변화들은 모두 이동 시에 역학적으로 유리한 점들입니다. 발이 길어지면 보폭이 넓어집니다. 발가락과 근육이 줄어들면 역학적으로 움직이기가 더 쉽습니다. 이것이 날쥐와 말 모두에서 일어난 변화들입니다.”
뒷다리의 비율이 커지고 발가락이 줄어들고 발뼈가 하나로 합쳐지는 과정에서 진화와 발생생물학이 어떻게 함께 작용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기 위해 하버드대학과 몬태나 주립대학의 과학자들이 지난 7년 동안 쿠퍼와 함께 세계 각지의 박물관에 보관된 33 종의 날쥐로부터 골격 해부학을 자세히 조사하고 숲점핑생쥐 및 자작나무생쥐 등 날쥐와 가까운 관계인 네 다리로 걷는 생쥐들과 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여러 종들에서 다리 비율은 상당한 차이를 보입니다.” 쿠퍼의 말이다. “연구목표 중 하나는 다리 안에서의 비율을 결정하는 기작은 물론 앞다리와 뒷다리 비율을 정하는 기작의 유전적 복잡성을 밝히는 것이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런 과정들 중 많은 수가 독립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알아냈다. 예를 들면 긴 뒷다리를 가진 날쥐 종들 중에서도 긴 발을 가지지 않는 종류들이 있기 때문에 긴 뒷다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이 꼭 긴 발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었다.
“진화가 각 뼈들의 크기를 개별적으로 제어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쿠퍼의 말이다. “중요한 발견이지요. 사람 몸 속에 있는 수 많은 뼈들 모두의 성장을 제어하는 유전자들을 생각해 보면 그 유전자들이 아주 복잡한 방식으로 조절되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유전자를 제어하는 인자들을 발견하는 것이 쿠퍼가 향후 연구에서 추구하고자 하는 방향이다. 이런 인자들이 발견된다면 의학자들이 사람 팔다리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비대칭 성장이 일어날 경우 그것을 제어하는 방법을 제공해 줄 수 있다. 현재 뼈의 비대칭을 교정하는 방법은 견인 골형성술 (distraction osteogenesis) 라고 불리는 과정인데, 뼈를 둘로 쪼개 그 사이에 새로운 뼈조직이 형성되게 하여 뼈를 길게 만드는 방법이다. 비싸고도 큰 외과적 수술이 필요한 일이다.
“성장을 국소적으로 조절하는 인자들을 찾아내 그 부위의 성장판에 주입해 줄 수 있다면 성장기 아동의 팔다리 비율을 교정하는 더 정확하고 덜 침습적인 방법을 확보할 수 있게 됩니다.” 쿠퍼의 말이다.
쿠퍼와 동료들은 또 날쥐 발의 나란한 뼈들이 하나로 합쳐지면서 세포 내에서 일어나는 과정들을 더 자세히 연구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두 종류의 세포가 작용한다. 하나는 파골세포 (osteoclasts) 로 뼈를 부수는 역할을 하고, 또 하나는 조골세포 (osteoblasts) 로 새로운 뼈를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은 보통 우리 모두에게 일어나고 있습니다. 조골세포 활동이 파골세포 활동보다 적어져서 뼈 조직이 없어지는데 그와 같은 비율로 새로운 뼈 조직을 만들어내지 못하는 불균형이 일어나면 골다공증이 생깁니다.” 쿠퍼의 설명이다. “보통 이 두 종류의 세포들이 함께 작용하는 걸로 생각합니다만 어린 날쥐에서는 이 두 가지 세포들의 활동이 서로 다른 곳에서 일어납니다. 한쪽에서는 뼈가 만들어지고 다른쪽에서는 뼈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두 종류의 세포들이 서로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여 서로 다른 두 곳에서 이 과정을 조절하는지를 알면 골다공증의 치료에 유용한 통찰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두 종류 세포들의 활동을 어떻게 하면 분리하여 따로따로 각자의 역할을 골격 요소 내의 서로 다른 장소에서 하도록 만들 수 있을지를 이해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쿠퍼의 말이다. “이들 두 종류의 세포들이 어떻게 의사소통을 하는지 이해할 수 있다면 골다공증에 대해 중요한 발견을 할 수 있을 겁니다.”
참고문헌
Talia Y. Moore et al. Multiple Phylogenetically Distinct Events Shaped the Evolution of Limb Skeletal Morphologies Associated with Bipedalism in the Jerboas. Current Bioloigy, October 2015 DOI: 10.1016/j.cub.2015.09.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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