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넷 머니 – 뒷마당의 티렉스

미국 내셔널 퍼블릭 라디오 (NPR) 에서 만드는 팟캐스트 중에 플라넷 머니 (Planet Money) 라는 매우 훌륭한 팟캐스트가 있습니다. 제목대로 경제와 관련된 내용을 주로 다루는데 어제, 그러니까 10월 31일 토요일에 올라온 에피소드에서 공룡 발굴 붐을 다뤘길래 간단히 소개해 봅니다.

일전에 EIDF 에서 상영된, 티라노사우루스 ‘수’ 의 발굴 및 그 이후의 법정싸움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13번째 티라노사우루스’ 를 소개한 적이 있죠. 이번 플라넷 머니에서는 바로 ‘수’ 의 발굴 및 비싼 가격에 팔린 경매 이후 마치 19세기 골드러쉬처럼 사우스다코타, 와이오밍 등지의 목장에 상업적 목적으로 화석 발굴을 하려는 사람들이 몰려든다는 이야기와 함께 전후 맥락, 관련된 사람들의 반응을 균형있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서 들으실 수 있습니다. 물론 영어로…

플라넷 머니 – 뒷마당의 티렉스

미국의 경우 공유지, 즉 국가 소유의 땅이라면 척추동물 화석은 허가를 받아서 발굴해야 합니다. 하지만 사유지는 그 땅에서 뭐가 나오든 모두 땅 주인의 것이라고 합니다. 우리나라 법은 어떤지 정확히 확인해보지는 않았습니다만 화석의 경우 모두 문화재로 간주하기 때문에 사유지라 하더라도 원칙적으로는 신고를 하고 발굴을 하든지 어쩌든지 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혹시 자세히 아시는 분 계시면 댓글로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어쨌거나 플라넷 머니에는 미국 얘기니까 상업적으로 화석을 발굴하려는 사람이나 회사는 화석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땅의 주인과만 협상을 잘 하면 마음대로 발굴해서 돈 많이 주는 상대에게 팔 수 있습니다. ‘수’ 가 700만 달러 넘는 가격에 팔렸으니 그런 화석을 하나 찾으면 로또 이상의 대박이 나는 거죠.고생물학자들은 이런 상황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정보를 담고 있는 화석이 개인소장자의 손에 들어가면 돈 많은 부자의 거실 한구석을 장식한 채 과학계가 얻어낼 수 있는 정보를 영영 주지 못하게 되어버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에 보관되어 관심있는 학자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연구 대상이 되는 것이 바람직한데, ‘수’처럼 좋은 화석이 경매에 붙여지면 공공기관은 일반적으로 돈 많은 사람과 경쟁하기 힘들다고 보면 됩니다. ‘수’ 의 경우는 매우 운이 좋아서 시카고의 필드 박물관이 소유하게 되었습니다.

학계의 이런 우려가 있긴 하지만, 수 이후로 이전보다 훨씬 많은 사람, 혹은 회사들이 화석을 찾아 나섰기 때문에 현재는 더 많은 화석이 미국 중서부의 황무지에서 발굴되고 있다고 합니다. 티렉스 화석의 경우 수 이후로는 6개월에 하나 꼴로 발굴되고 있다는군요. 그 이전에는 10년에 하나였으니 20배 빠른 속도로 티렉스 발견이 이루어지고 있는 셈입니다. 예전같으면 화석이 노두에 노출되어 있다가 아무도 찾지 않으면 세월과 함께 풍화되어 없어지고 말았을텐데, 지금은 그렇게 되기 전에 발굴될 가능성이 더 높아진 거겠죠. 다만, 발굴 과정에서 어떤 층의 어느 위치에서 발견되었는지 등의 지질학적인 정보가 충분히 수집되는지, 그리고 그 화석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손에 들어가게 될지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상업적인 목적으로 화석을 발굴한 개인이나 회사가 학술적인 의미를 먼저 생각해 줄 것이라고 생각하기는 힘들겁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얼마 전에 영월의 화석을 누군가가 도구를 사용하여 꽤 큰 규모로 잘라간 사건이 있었습니다. 이건 범죄행위죠. 범인이 잡히면 좋겠네요. 아마도 힘들겠지만.



카테고리:고생물학, 공룡, 소개, 중생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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